그냥 생각

제목 없음 9

another woman 2006. 3. 8. 09:55

며칠 전 호스피스 강사에게서 들은 얘기가 생각난다.

우리들이 죽음에 관해 알수 없는 것 세가지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갈지 모르고

아는 것 세 가지는 빈손으로 가는 것과 혼자 가는 것과 순서가 없다는 것이다.

이십대 아들을 먼저 보낸 어떤 어머니는 그때부터 호스피스 사역을 하여

지금 십년이 넘었다고한다.

알수 없는 것과 아는것 세가지 모두 그럴듯 하다.

그러나 죽음이란 단어는 입에 가끔 올리긴해도 아무래도 우리완

상관이 없고 먼 발치에 서있는 어떤 허상처럼 느껴진다.

병원 영안실에 찾아가도 피곤하고 지친 상주들에게서 슬픔을 느끼지만

아무래도 죽음의 실체를 만지게 안된다. 그러나 아무리 우리가 허상으로 치부한다고해도

멀리서서 우리를 바라만보고 있어도 때가 되면 각자에게

틀림없이 달려들어 어디론가 우리들의 영혼을 몰고갈 것이다.

어떤 친구는 형제가 열 형제인데 세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한다.

암투병하는  피붙이를 지켜 본 사람들이 죽음에 관한 느낌과 생각은

임종을 본 적이 없는 나와는 다를 것이다.

얼마전 선물 받은  난에 화려하게 피어있던 꽃들이 다 졌다.

그 아름다운 색갈이 짙은 갈색으로 쪼그라져 있어 다 잘라내고

좀더 큰 화분으로 옮겨 베란다에 내놓았다.

꽃은 일단 졌으나 살아있는 잎의 생명은 여전히 푸르르고 활기차다.

변함없이 뜨고 지는 해를 맞으며 산사람은 살기 마련이지만

그 죽음이란 단어가 낯설고 내겐 언젠가 오겠지 생각하지만

일상의 삶 속에서는 결코 그날이 오리라는 생각은 안드는 것이다.

그러나 죽지않고 영원히 이런 물리적인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면

프로메테우스의 형벌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언젠가 창조주의 품 안에서 안식을 누리는 것이 죽음에 대한 나의 생각이다.

가끔 마음이 지치고 허황해질 때 그 안식에 대해 동경이 생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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