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투스카나의 추억

another woman 2007. 5. 25. 10:08

어느 날 우연히 남편의 외도와 그가 더이상 자신을 사랑하지않는다는 것을

알게된 주인공은 위로 차 친구가 준 티켓으로 이태리 여행을 하다가

투스카나에 삼백년 된 어느 집에 반하여 그 집을 사서 그곳에서 살게된다.

삶의 터전을 갑자기 바꾸게된 그녀는 폴란드에서 이민 온 사람들에게

집수리를 시키며 동네 사람들을 사귀게된다.

혼자 자는 잠과 혼자 하는 식사에 혼란을 느끼는 그녀는 일하는 사람들에게

갖가지 요리를 만들어주며 안정을 찾아간다.

집을 사게 도와준 복덕방남자는 그녀가 잘 정착하도록 잘 보살피고

좋은 우정 관계를 만들어간다.  오래된 이태리의 아름다운 가을 풍경 속에서

전개되는 이야기는 별다른 파도 없이 잔잔하게 어느 이혼녀가 겪어내는 혼란과

정착의 과정을 잘 그렸다.

 

시내로 샨델리아를 사러나간 그녀가 우연히 만난 검은 머리와 검은 눈썹의 남자와

마음이 통하여 파격적인 오후를 지낸다음 다시 만날 약속을 한다.

그러나 미국에서 레즈비언이던 친구가 배가 부르자 파트너가 아기는 싫다고

떠났다고 울면서 부른 배를 안고 그녀를 찾아왔다. 친구를 돌보던 그녀는

이태리 남자와 자꾸 만날 것이 어긋나 어느 날 흰 원피스를 사입고 찾아갔는데

그에게는 다른 여자가 있었다. 절망하며 돌아오던 그녀는 분수대에 들어가

춤을 추는 옛 여배우를 간호하며 마음에 치료를 얻는다.

레즈비언 친구는 떠나간 파트너 때문에 심장이 찢어진다더니 아이를 출산하고

돌보는 일로 치유를 얻고 그 오래된 집 정원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올리브 과수원집 딸과 집수리를 하던 폴란드 망명 청년이 여자부모의 반대를

이기고 올린 결혼식을 여자는 청년의 보호자가 되어 성대히 치루어주었다.

그리고 그 결혼식 석양무렵

그녀에게 언젠가 그녀가 혹평했던 책을 썼던 작가가 그녀가 투스카나에 정착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왔는데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는 걸로 영화는 끝이 났다.

 

한 인간이 겪어내는 인생의 한부분을 저렇게  수채화 같은 그림으로도 그려낼수있구나

잔잔한 감동이 있었다. 영화 한 장면 장면들의 연속이 꼭  액자를 끼지 않은 그림들

처럼 아름다웠다. 외로움에 쫓겨 담쟁이 덩굴을 열정적으로 자르다가 뱀이 창 안으로 기어들어가는 것,

이층까지 창문들을 다 열어놓은 밤 갑자기 무서울 정도의 비바람과 번개가

몰아치며 전기가 나가고 젖은 커틴이 펄럭이며 들어온 피난 온 부엉이며

혼자가 겪어내는 시간 중의 한부분에 주인공이 짓던 이상한 표정이 떠오른다.

아직은 늙지않았지만 절대 더이상은 젊지않는 여자가

갑자기 혼자 되어 새로운 환경과 사람들 속에서 그래도

뿌리를 잘 내리었다. 이상한 것은 혼자 그런 환경에 놓여지면 더 잘 쓸 것 같은데

여자는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과 비슷한 어떤 무리를 이루고야

잠도 잘자고 글도 잘쓰고 하는 것을 보면 인간이란 혼자 살수 없는 존재인가보다.

 

요즈음 같이 나홀로 족이 늘어가 음식점도 혼자 와서도 식사를 잘할수 있는 구조로

만드는 곳이 많아진다고한다. 너무 발달한 문명은 인간의 이기심을 키우고

혼자 잘놀고 잘 지내도록 몰아가지만 인간의 본질은 사랑을 필요로 한다.

부모나 형제의 사랑과 이성의 사랑, 친구의 사랑 등등 사랑의 종류는 많다.

사랑이 없어져가는 이 사회에는 일이 차지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자기일이 있고 거기에 충실하려면 쉽지않는 이 사회 구조도 그 아름다운

사랑을 왜곡시키고 변형시켜가는데 한몫을 하고있다.

 

그러나 인간의 심장은 사랑을 필요로 하여 사랑에 가득 찬 심장은

기쁨으로 뛰놀고 사랑이 깨어진 심장은 총알이라도  맞은듯 아프다고 한다.

인간의 영은 이렇게 육신에게 환희를 주기도하고 아픔을 주기도 한다.

왔다가 사라지고 왔다가 가고마는 인간의 사랑은 아무리 강하여도 언제나

거기에 머물러서서 품어주시는 절대자의 사랑에 미치지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