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마운틴
블루 마운틴은 시드니 근교에 자리한 산이다.
크기는 충청북도 크기만 한데 호주 특유의 나무 유칼립스의 숲들로 이루어져있다.
유칼립스 나무들 잎사귀들에 알콜 성분이 가득하여 그 알콜 성분이
햇빛에 반사되면 푸르른 빛들을 반사한다고 한다. 그 푸른 빛들이 모여
언덕에서 바라보면 숲이 푸른 빛을 띠고 있어 바다처럼 착각이 된다.
그 곳이 광대한 숲이라는 것을 나는 알지만 처음 방문한 사촌 동생은 지평선을
가르키며 저 끝은 바다냐고 묻는다. 물론 숲이다. 푸르른 바다처럼 보이는
거대한 숲으로 블루 마운틴은 이루어져 있다. 독특한 향을 지닌 유칼립 나무의 그 잎들은
호주 특유의 동물 중 하나인 쿠알라가 잠들지않고 깨어있을 때면 하루종일 우물대며 먹고,
유칼립스 잎을 먹고 사는 쿠알라가 늘 잠을 자는 것은 잎 속에 든 알콜 성분에
취해서라고 한다. 유칼립 나무 가지에 웅크리고 앉아 하염없이 졸고있는
그들은 참으로 귀엽다. 그 귀여운 모습들이나 어느 넓은 잎사귀에 덩어리로
모여있는 주홍색에 검은 점이 있는 물방개들의 귀여운 모습을 보고있으면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하는 성경구절이 생각이 나고 그 사랑의
증거물 중의 하나라고 꼽고 싶어진다. 창조주의 사랑의 흔적은 아름다운
일몰이나 황량한 도시 속에서 누군가 목을 꺽고 바라다봐주는 이 없어도
저혼자들 찬란히 빛나고 있는 밤하늘의 별들이나 우리들 주위에 어디에도 있다.
자연들마다 온통 그 사랑의 증거를 확연히 나타내지만 우리들은 가슴을 가득 채운
자기들의 욕심과 살아가는 일의 부단함과 어려움에 지쳐 그런 것들을
바라다보고 깨닫고 찬탄하여 영광을 돌려드리는 일을 할 생각이 들지않는다.
그날은 제놀란 동굴을 보고 56도로 꺽어진 기차를 탔다. 투어 계획 중에 있는 것이었는데
그 각도에 함성들을 지르자 작은 기차는 순간적이다 싶은 정도의 짧은 순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통나무로 만든 길을 따라 숲 안을 거닐고 케블카를 타고 다시
정상으로 올라가기까지 전체 소요 시간이 이십 분정도의 코스였다.
언덕 난간에 서서 늘 멀리 보던 세자매봉을 바로 옆에서 가까이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멀리 보는 세자매봉이 더 운치가 있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의 거리감이
어떤 사물을 미화시키는 힘이 있는 것은 아닐까. 사람의 관계도 멀리 볼 때와
가까이 사귀게 될때 서로 실망이 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풍경에도 해당되는 것같다.
세자매봉의 얽힌 얘기를 들었다. 어느 마법사가 아주 아름다운 세딸과 살고 있었는데
이웃의 어느 험악한 남자가 그 딸들을 탐내었다. 어느 날 아빠 마법사가 볼일이 있어
마을에 간 동안 그 이웃의 남자가 그 딸들을 좇았다. 막 달려 도망가던 세 딸들이
절벽에 다달아 추락하게 된 것을 집에 돌아오던 아빠 마법사가 보고 마술을 걸어
그 세 딸들을 봉으로 만들었다. 그러다 마법의 지팡이를 떨어뜨린후 찾지못하여
지금까지 세 딸들은 바위로 남아있고 아빠 마법사는 지팡이를 찾으러다니다 죽었다고한다.
그 세자매봉은 블루 마운틴에서 에코 포인트로 불리는 지역에 있으며, 그 세자매봉을 수도 없이
많은 관광객들이 카메라에 담아가고 많은 화가들이 화폭에 담아간다.
맑고 청명하고 청아한 공기와 아름다운 풍경 탓에 많은 예술인들과 은퇴하고
여행할 기운도 없어진 호주 노부부들이 이 에코포인트의 마을에 살고있다.
오래되고 퇴락하였으나 잘 정돈된 아름다운 정원가에 키큰 플라타나스 등의
나무들이 더러는 빨갛게 아름다운 빛으로 얼굴을 붉혀가며 오고있는
가을을 표시하고있다. 반은 붉고 반은 아직 초록인 잎들이 부는 바람에 떨어져나린다.
그 길을 돌아나오면 작은 타운 안으로 들어오게 된다.
기계가 아니라 손으로 만들어져 뒷마무리가 서툴긴하지만 신기한 모양들의
갖가지 선물을 파는 가게나 술집들, 한 벽면이 다 창으로 되어있어 산의 푸르름과
하늘의 푸르름이 가득 차있는 레스토랑들이 나라비를 서있고 늘 대형 관광버스가
들고난다. 가지나 호박등의 야채를 길게 썰어 그릴에 구워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섞어 만든 소스를 듬뿍 부어 빵속에 끼워먹은 점심 식사도 오래간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