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버스기사 아저씨

another woman 2008. 11. 26. 11:45

인터넷글에 버스 기사아저씨에 대한 글이 올라와있었다.

어느 기사 아저씨가 버스를 타고 만원짜리 지폐를 내신 할머니에게

노인네가 무슨 세상을 그렇게 사냐고, 일부러 요금을 내지않기 위하여

의도적으로 만원권을 낸 것처럼 비난하며 모욕을 주는 것을 본 어느

분이 상기하여 그럴 수가 있냐고 쓴 내용이었다.지금은 옛이야기가

되었지만 그시절 서울 살때는 버스비와 토큰을 차장언니가 함께 받았었다.

몇년 전 처음 왔을때 수원 고모집에 머물때 버스를 타며 차장언니가

있을 것을 기대하며 버스에 올라탔었다.  그런데 기사 아저씨만 있고 돈을

받는 기계가 그 옆에 있어 좀 당황하며 들고있던 만원짜리를 내니까

아지씨가 다급히 그것을 거슬를 돈이 없으니 넣지말라고 하였다.

안그래도 버스비로는 고액권이다싶어 아무리 둘러보아도 잔돈을

바꿀만한 곳이 안보여 그냥 올라탈수 밖에 없었다.어리어리해있는 내게

아저씨는 출발하기위해 급하게 엑셀레이터를 밞으며 기계 옆에 있다가

천원 짜리를 내는 승객이 있으면 그돈을 받으라고 한다. 그 말은 구천원이

될때까지 기계 옆에  서있으라는 소리로 이해가 되는데 나와 함께 탄

사람들은 표를 넣지 현금을 내지않았다. 그럼 거스름을 받을 때까지

내려할 곳에서도 못내리겠네, 어리숙한 머리가 그정도 생각이 미치자

나는 다음 정거장에서 내려야지 마음 먹었는데 갑자기 어느 아가씨가

오더니 천원을 넣어주고 거스름을 받아갔다. 고맙지만 어떻게 갚냐고하니

자기도 한번 그런 적이 있는데 누군가가 내주었던 적이 있으니

다음 번에 그런 일을 보시면 한번 내주시면 되요 하는 대답이 돌아왔다.

기사 아저씨의 심술궃음이 충분히 만회되고도 남을 정도로 고마웠다.

 

서울에 와서는 가뜩이나 순발력이 부족한데 어느 곳이나 몹시 복잡하고

거칠게 차를 모는 것을 보니 기가 죽어  차없이 될수 있으면 걷고 버스타고

전철을 이용 하였다. 요즈음 유행하는 BMW족인 셈이다.

버스를 자주 이용하였지만 유감스럽게 누군가에게 버스비를 대신 내줄

기회는 오지않고 대신에 다시 한번 만원짜리를 낼 기회가 왔다.

버스를 타고 머신에 승차권을 몇번이나 갖다대도 다시 한번 하라는

코멘트가 나와 지갑을 뒤지니 만원짜리 밖에 없었다.

아저씨 잔돈이 없어요 하니, 됐어요 다음에도 이번호를 이용하여 주세요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한다. 우선 미안하지만 안도하고 주위 사람들도

어떻게 되나 보고 있다가 미소짓는다. 그 오후 내내 뭐 좋은 일이 생긴 것도

아니지만 기분이 밝았다. 요즈음은 왠만한 돈은 다 카드로 결제를 한다.

카드 대금을 쓴 만큼 아시아나 마일리지가 쌓이게된 후부터는

옛날에는 오천원 미만이면 현금으로 내었는데 요즈음은 그것도

카드를 쓰니 잔돈을 가지고다닐 여유가 없다. 물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승차권은 유쾌하게 요금처리를 해주었다. 그때 그 버스에서 왜 처리가

안되었는지 모르지만 왠지 인정을 느끼고 주위 승객들도 잠시나마

마음 불편하지않게 해주었던 그날 탄 버스의 기사아저씨가 고맙다.

다니다보면 어쩌다  잔돈 없이 다닐수도 충분히 있는데 연세도 많으신

할머니를 일부러 그러는듯 면박을 주고 망신을 주는 기사아저씨에게

분을 느낀 필자의 마음이 잘 느껴져서 남을 조금씩 배려하는

말이나 행동이 요즈음은 더욱 고맙게 귀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