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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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ther woman 2008. 12. 1. 14:21

 

 

어느 새 가로수도 앙상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겨울은 힘들게 행군을

시작하지만 한낮에는 간간히 따스한 기운이 길가 여기저기서 피어오른다.

요즈음은 될수있으면 나가지않고 지내려고 한다. 그런데 시간은 더욱

잘 흘러간다. 외출을 하면 눈에 띄게 이것저것 한 흔적이 있는데

집에 있으면 가만히 있지는 않았는데도 무엇을 하였는지 표가 안나고

시간을 엄청 낭비하였구나 하고 기가 죽는다. 그런데도 왠만하면 집에

있게되는 것을 보면 겨울은 아무래도 칩거하기에 좋은 계절인 모양이다.

 

가끔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좋아하는 꽃이나 야생화를 찍은 것을 본다.

길가나 들이나 산속에서 가끔 만나지는 눈에 익은 꽃들이지만 오직 한송이

두송이를 클로즈 업 시켜서 찍은 사진을 보게된다. 그럴 때 눈이 동그래진다.

너무 이쁘다. 너무 사랑스럽다. 산에서 길가에서 보며 지나갈 때는 그저

무심히 지나치게되고마는 소박한 어느 작은 꽃이건만 화면에 커다랗게 

올라온 꽃은 어찌 색채나 모양이 저리도 아름다운지 감탄하게 된다.

관심을 가지고 오직 그 하나를 바라보면 그 하나에 깃든 생명의 아름다움이

확연히 보인다. 아무리 사소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풀꽃 하나에도

창조주의 말할 수 없는 아름답고 놀라운 예술성과 지나가는 발길에

그저 밞히는 민들레 한송이에도 창조주의 정성이 보인다.

 

또 요즈음 풍경화를 비롯한 많은 그림들과 사진들을 볼 수가 있다. 

그 풍경들은 아주 다양하여 몇번의 클릭 만으로 여러가지들을 고맙게

볼수 있는데 요즈음 들어서는 왠지 아무리 아름답거나 예술성이 느껴지는

 풍경이라도 사람이 들어있지않으면 뭔가 좀 부족하거나 서운한 느낌이

든다. 아주 눈길이 가는 강한 그림에 어느 구석엔가 사람의 모습이

있으면 그 풍경은 왠지 더 살아나는 것 같다. 사람의 모습이 화룡정점으로

화가나 사진작가가 그 풍경화에 마침표를 찍은 것 같다. 사람은 창조주의

형상으로 지음을 받아그런지 창조주는 사람을 마지막으로 창조하시고 

보시기에 좋았더라 하셨다.  인물화를 보고 있으면 그 나름대로의

독특한 영혼이  느껴지고 왜 그분이 흙으로 인간을 빗으셔 생기를

불어넣고 좋아하셨는지 이해할 것만 같다.  꽃 한송이도 그렇게 정성드려

빚으신 그 분은 모든 자연을 먼저 창조하시고 제일 나중에 사람을 흙으로

당신과 같은 형상으로 빚으시고 생기를 불어넣으셨다. 이렇게 만드신

인간들이란 그 분에게 있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일까. 자신과 모든

다른 이들이 이렇게 귀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면 이 세상은

아무리 험하고 피곤해도 살아볼만한 곳이란 생각이 들 것 같다.

에덴에서 추방당한 인간의 생애의 고단함을 창조주는 잘 알고

만물의 피곤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다고 말씀하셨다.

우리집에서 자라난 실키테리어 마그지도 우리들의 귀여움둥이 였지만

나름대로 고단한 한 세상을 보내었다. 나가고 싶을 때 못나가고

저녁까지 아무도 없는 빈집에 늘상 혼자 있어야 했고.

나무들도 강하게 몰아치는 바람에 가지들을 흔들리우고 뿌러뜨려지고

뿌리끼리  서로 더 멀리 더 깊이 뿌리 내리기위해 벌리는 투쟁은,

아무 일 없어 보이는 평화스러운 숲에서도 그들의 생존의 피곤함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것이다. 하물며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세상의 고단함도 그대로 표현할 단어가 없지만 그들

자신이  충분히 귀하고 아름다운 존재라는 것을 스스로가  다 알고,

요즈음 같이 좋지않는 뉴스가 많은  으스스한 나날이라도

강하게 살아나간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