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싫은 것 해보기

another woman 2011. 2. 16. 16:47

 

 

왠지 지금부터는 그동안 하기 싫어서 못했던 것들을 의도적으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동안 누가 권유하더라도

급구 사양하고 싫어하던 것들, 예를 들면 수영복 입고 물에

들어가 보기,  차를 타면 에프엠을 틀고 록 뮤직 들어주기,

반갑지 않은 사람 만나기, 어려운 글읽기 등 등

생각을 해보니 꽤 여러가지가 된다.  

 

며칠 록 뮤직을 들으니 마음이 종이 분쇄기에 들어갔다 나오는듯

마구 갈라지며 제멋대로 뻗어가는 느낌이 들어 아이들이 록에 미치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러니 생각이 난다. 식물을 록을

정기적으로 들려주며 키웠더니 그 뿌리들이 잘게잘게 엉키며 제멋대로

였다는 글이. 록의 불규칙 적이며 난타적인 음률이 온 전신을 두드리는

듯해서 기운이 더욱 없어지는데 왠일인지 라디오를 끄는 대신 버티는

쪽을 택해보기로 하였다. 기운이 없다고 뭐든지 차단하고 평화를 얻는

것은 좋지만 왠지 노인(?) 행세를 하는 것 같고 더욱 자신 안으로

함몰되어가는 것 같아 반발이 생겨 지금도 여전히 싫지만, 그것들을

하려면 소가 도살장에 끌려들어가는 것 같지만  해보려니 왠지 긴장이

된다. 반기지않던 종류의 글도 읽어보고, 음악도 들어보고 사람들도

만나보고 운동도 해보고 물에도 감히 들어가보고. 시간이 다 있을까,

마음이 다 감당해낼까.

 

싫은 것은 하지않던 습관을 깨기가 쉽지않다. 그러나 싫어도 그 자리에

가야만하는 환경이 되고보니 전처럼 싫다고 뻗되면 안될 것 같다.

자존심은 아니지만  자기의 뭔가를 하나씩 버려가야지만 별 저항 없이

예의 몇 항목들을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실추운 겨울 날 몇 벌의 옷을

겁쳐 입듯이 자신을 두르고 있는 그 무엇들을  꽃잎을 한장 한장 떼어내듯

떼어낸다면 우선 무엇보다 누구보다 자유로워지는 것이 본인이

아닐까 모르겠다. 그런데도 그런 것 들을 갑옷처럼 몇 겹이나 걸치고

그 속에서 무거워,  무겁게 속박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