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야기

장례식의 멤버

another woman 2011. 6. 9. 09:16

 

희준이라는 소년의 장례식장에 문상을 드리러온  멤버, 아버지인 준기와 엄마인

정희 딸인 아미가  가족이어서 희준을 어떻게 알게되었는지 서로 놀라며 그에 관련된

기억을 더듬어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아버지 준기는 중년의 농구 재활치료사이다.

어려서 암투병하던 아버지의 죽음이후 좌절하자 농구코치가 그를 아버지처럼 대해

주겠다며 격려해주었는데 우연히 코치가 동성애자인 것을 알고 자기에게도 있는

동성애자 성향에 괴로워한다. 아내 정희도 그 사실을 아는지 둘의 사이는 차겁고

정희는 준기에 대해 시종 빈정거린다. 준기는 불구가 된 금동을 아들처럼 사랑하려고

애쓰나 동성애 경향으로 괴롭기만하다가 열입곱살 희준을 사랑하게 된다. 그는

희준에게도 아버지처럼 접근하나 그의 접근은 자신의 괴로움을 숨기지못해 희준에게

강박을 느끼게만든다.  정희는 아가사 크리스티같은 작가가 되기를 꿈꾸었으나.

불구로 강박증이 있는 유명한 대학교수이며 소설가인 할아버지에게서 매일 야멸찬

호통을 듣고 작품을 쓰지못한 상처가 있는 문학선생이다. 아미는 어려서 사랑하던

고양이가 죽자 염을 하는 남자 곁에서 고양이 털을 빗기는 것을 거들다가 남자가

아미가  연민으로 정성을 드리는 것을 보고 권해 고1 부터 염하는 것을 돕는

알바를 시작하였다. 그녀는 어려서 고양이와 단짝 친구의 죽음으로 죽음은 아름다운

것이라며 죽어가고 소멸해가는 것들의 형상을 폴라로이드 사진으로 남기는 습관이

있었다.  희준은 아버지인지 연인인지 갈등하며 집착과 선도가 섞인 자기도 어쩌지

못하는 갈등을 숨긴 준기와의 이야기, 자신의 작품을 읽으면서 질투와 비판이 섞인

독설을 그치지않는 정희와의 이야기, 아미와의 아름다운 우정을 발전 시키는 이야기를

뒤섞으며 소설을 만들어 세 사람에게 각각 한편씩 준후 자살을 한다.

그의 자살에 명확한 이유나 동기가 석연치않으나 희준의 죽음으로 한 가족이라는

세 사람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 희준과 무슨 관계들이 있나 소원하고 매정하다.

한 집에서 살지만 타인인 희준에게는 자기를 드러내면서 한 남자와 여자가 아내외

남편으로 만나 아쁜 딸을 낳고도 타인보다도 더 서먹한 관계를 이루고 아빠와

엄마이지만 결코 마음을 줄 수 없는 부모와 자식이 그래도 한 지붕 아래서 가족이라

불리며 살아가는 모습이 현대의 가족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준기는 자기의 어두운 과거와 자신이 질질 끌려가며 벗어나지못하는 동성애로

좋은 아빠와 남편이길 완전 포기하고 있다. 정희는 사랑받지 못하는 아내로서

자기의 접지못한 꿈, 야망은 있으나 자질이 부족하여 소설을 쓰지못한 열등감에

수치를 느끼며 소녀 시절 들으면 진저리를 치던 할아버지의 독설보다 더욱

험한 말을 내밷으며  날카로워져간다. 이들을 붙들고있는 어둠의 사슬은

강하고 집요하여 이들의 힘으로는 벗어날 것 같지않다. 미래에 대한 아무런

밝은 암시도 없는 영화라 보고난 뒷맛이 어두웠다. 잘못되고 어긋난 성향이

그들의 인생 전체를 암울하게 지배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인간의 나약함과

스스로는 그런 일들을 벗어나오기 힘든것을 알게된다.

 

한 여름 내내 초록으로 싱싱하다가 가을이 되어 찬란한 태양빛을 받아서

자신을 스스로 아름답게 물들이는 단풍이 아니라 여름내내 갈색으로 말라

쪼그라져 있다가 찬란한 가을 날 한번 자신을 이쁘게 불태우지도 못하고

쓸쓸히 낙하하는 나뭇잎처럼 연민을 느낀다. 창조주와 그 분이 가진

피조물에 대한 사랑을  인정하지않는 사람들의 강팍과 완악은 누구보다도

부서지기 쉬운 심장을 가진 나약과 부패되기 쉬운 심성의

또다른 표현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