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따
요사이 직따라는 말이 생겼다고 합니다. 학교에서 따돌림 당하는 것은 왕따,
직장에서 따돌림 받는 것을 직따라 칭한답니다. 지각이 아직 개발되고 있는
청소년 시기에는 마음에 들지않는 근처의 친구를 따돌릴 수, 혹시 있다고 하여도
성인들이 모인 직장에서 누군가를 집단으로 따돌린다는 것은 인간이 참으로
악하구나 보여주는 증거라고 여겨집니다. 신문에 난 기사 안의 그녀는 새로 온
주임이 전 주임의 그간 행적이 그릇되었다는 보고를 작성하라는 지시에 전 주임은
너무 자기 일에 충실했던 사람이라 거부하였더니 그 이후 음으로 양으로의 박해가
시작되었는데 사무실의 온 직원이 무언 중에 가담하여 따돌림을 하는데 너무
괴로워 회사 나가기가 두렵다고 합니다. 자신감은 땅에 떨어지고 뭔지모를 어두운
힘에 눌려 탄식하다가, 아마 그녀는 회사를 떠나겠지요.
유치원부터 경쟁 시대에 사는 요즘 아이들이 주위의 친구들과 늘 경쟁하며
실력쌓기에만 급급하게 자라 어른이 되니 회사가 요구하는 실력은 갖추었는지
몰라도 인간으로서 필히 쌓아야할 인성개발은 유아 수준에 머물렀는지도 모릅니다.
아이폰 하나로 인터넷이 가능하니 어디 어디서나 혼자서 세상과 접속하며 무언
중에 세상과 교통하는 요즘 세대에 여럿이 서로를 세워가며 어울려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 어렵기도 합니다. 아날로그 세대들은 어렸을 때 해가 저물어도
동네 형이나 언니들이 해주는 이야기를 듣기위해 골목 평상에 모여앉아 집에서
부르기까지 이런 저런 얘기들을 들으며 세상과 소통하였습니다. 혼자가 아니라
우리들이란 연대감을 이루면서 커왔습니다. 그런 분위기에서 누군가를 왕따
시킨다는 것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골목에서 놀지않는 요즈음,
아이들은 집집마다 들어앉아 게임에 몰두하며 채팅으로 누가 더 욕을 잘하나
경쟁하며 친구들이자 동시에 경쟁자들인 서로를 견제하며 자연이나 사물이나
인생 전반에 대한 막연한 이해감을 키우지못하는 풍토에서 살다가보니 어른이
되어도 같은 건물 같은 방에서 서로 위하며 일하여할 동료를 왕따 시키며
그 동료의 영혼이 탄식하며 괴로움을 겪는 것을 보고 무관심하거나, 설마 즐기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직따 당하는 대상이 자신이 되는 날도
올지도 모릅니다. 싫거나 귀찮아 피해다녔던 일들을 하지않으면 안되게되는 경우를
여러 번 겪으면서 세상 일이란 돌고 도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남의 어느 어머니가 아이엠에프 때 집안이 몰락하자 외동 딸 유학 공부를
계속 시키기 위해 30년 지기 친구에게 상가에 공동투자하자며 12억을 빌려
딸의 유학비용과 생활비를 감당해오다 배신감에 고소를 당해 체포되었다는
기사는 자신의 딸이나 아들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성공시켜야한다는 강박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딸이 남을 사기한 돈으로 자신이 공부를 마치고 어머니는
감옥에 있다고 하면 과연 딸을 위한 일이었을까요. 부모들인 우리들의 마음
무의식의 상층에는 이 어머니와 같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자식을 위한 바램은
공통의 무엇이 있다고 느껴집니다. 닭도 자기 병아리만 품고 개도 자기 자식만
물고 빠는 본능적인 자식 사랑은 참 아름답습니다. 그러나 남을 해하고도
자식만을 위한다는 발상에는 자식을 위한다기보다 자식의 마음에 독버섯을
심어주는 것과 같습니다. 스승의 권위가 땅에 떨어진 것처럼 여겨지는 요즈음
지극히 일부지만 그릇된 자식 사랑이 마치 하늘에 대고 밷은 침이 자신의 얼굴로
떨어지듯 인성 교육의 부재가 주는 피해가 점점 나타나고 있습니다.
옛날부터 사색당파가 가능한 성정이 이어져왔겠지만 자신과 상관이 없었어도
남에 말만 듣고 그 사람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자기 것으로 하는 일은 어른들
사이에서도 부지기 수입니다. 누구는 이렇다더라 하는 소리를 들으면, 특별히
비난인 경우는 더욱 마음에 담아두고 남한테 옮길때는 자기의 의견을 모르는
사이에 덧붙입니다. 말은 돌고돌아 누구에게나 있는 결점이 어쩌다 돋보인
그 사람은 천하에 몹쓸 사람이 되있는 경우도 가끔 보게됩니다.
집단이 가진 횡포는 참으로 무섭습니다. 그 횡포의 대상이 남이 아니라 자신이
되고있다고 생각하면 두려울 것입니다. 지난 월드컵 때 온 국민이 빨간 셔츠를
입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된 것이 생각납니다. 아주 오래 전 노란 가죽 소파가
유행하여 집집마다 노란 가죽 소파를 들여놓던 것도 생각 납니다. 아이엠에프 때
너도나도 나라를 위하여 내놓던 금붙이가 생각납니다 최근에는 너도 나도 전세를
사느라 전세 값을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올려놓아, 정작 돈이 없어 집을 살 수 없는
서민들이 전세마저 살기가 어렵게 된 것이 생각납니다.
집단의 힘은 참으로 강합니다. 그 강한 힘이 직장에서 동료를 부하직원을 왕따
시키느라, 따돌림 받는 그 사람의 영혼의 탄식을 외면하고 그나 그녀가 백기를
완전 들때까지 몰아간다면, 다음 차례는 누구일까요. 하나 둘 예가 나올 땐 벌써
사회가 위기가 있다는 느낌이지만 또 세월이 그채로 흘러 만연해지고 나면,
그 사회는 어디로 치닫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