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캐츠비
1896년에 출생한 피츠제랄드의 위대한 캐츠비는 미국의 대공황 1920년대 사회상을 잘
나타내는 소설입니다. 제 1차 세계대전 후 전쟁 덕으로 경제가 갑자기 부흥하면서 청교도로
다져왔던 도덕이 무너지며 어떻게든 부만 쌓으면 된다는 황금이 최고 가치가 되고 빈부의
차이가 심해지는 시대에, 이 소설의 화자 닉 캐러웨이는 제대하여 증권 공부를 위해 뉴욕에
와서 웨스트 에그에 자리를 잡습니다. 그의 집 가까이에 대저택이 있고 그 곳에는 늘 수백명의
손님들과 밴드가 연주하는 성대한 파티가 열렸는데 닉이 초대받아 사귀게 된, 제이 캐츠비란
사람이었습니다.
부호로 소문 난 캐츠비의 정체를 아는 사람이 없이, 독일의 스파이이며 밀주 제조업자란
헛소문이 무성한데 캐츠비는 가난한 출신의 종군 장교로 전쟁 후 밀주 제조와 불법 증권
거래등 도박으로 엄청 난 부를 쌓지만 군에 가기 전 사랑했던 데이지를 늘 그리워하며,
그녀와 재회하기위해 상류층 돌입에 더욱 몰두하였습니다.
닉에게 접근한 캐츠비는 사랑하는 여인 데이지를 만나기위해 파티를 벌리고 그 데이지가
닉의 육촌이라고 밝혔습니다. 데이지와 캐츠비는 서로 사랑했으나 캐츠비가 전쟁에 종군한
동안 그녀는 톰 부캐넌을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톰은 닉과 예일대학 동창이며 대대로 내려오는
가문의 부호로서 데이지는 그의 부에 현혹되었었습니다. 그러나 톰이 이웃의 자동차 수리점
윌슨의 부인 머톰과 내연의 관계를 맺어 톰과 데이지 사이는 소원해졌습니다. 데이지를 만나자
더이상의 파티도 열지않고 데이지에게 열중하는 캐츠비는 톰과 함께 모여서 서로의 관계를
명확히 하기위해 다투기 시작했습니다.
캐츠비를 만난 데이지는 톰에게 자신은 캐츠비만을 사랑한다고 했으나 톰이 우리들이 결혼할 때에
나를 좋아한 것을 기억하라고 다구치자 캐츠비는 톰에게 데이지는 나 캐츠비 만을 사랑한다고
주장하며 그것이 사실이라고 대답하라고 데이지에게 청하나 그녀는 대답하지 않습니다. 톰은
데이지와 캐츠비에게 집에 가있으라고 하여 둘을 내보냅니다. 케츠비 차이나 데이지가 운전하여
집으로 가던 중 머톰이 수리소에서 차를 보고 미친듯이 달려나옵니다. 아내의 부정을 눈치챈 윌슨이
그녀를 감금하고 먼 곳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데 머톰은 그 차에 톰이 탔다고 생각하고 미친듯
그 차를 향해 돌진했습니다. 데이지는 달려오는 머톰을 보고 일단 피하였다가 왠일인지 그 곳으로
방향을 틀어 그녀를 치어 즉사시키고 도주합니다. 뒤따라온 닉 일행들은 사고 현장을
목격하나 침묵합니다. 톰은 남몰래 윌슨을 찾아가 캐츠비의 존재를 은밀히 암시하고 사고 차량을
찾을 수 없어 사건은 답보하는데 윌슨은 톰이 암시한대로 풀장에 있는 캐츠비를 아내의 내연남으로
오인하여 사살하고 자신도 자살하고 맙니다. 톰과 데이지는 행방을 감추어버리고 수백명이 늘 캐츠비의
파티장에 흥청거렸으나 정작 장례식은 그의 밀주제조 파트너 마저도 얼굴을 돌리고 닉과 캐츠비의
가난한 아버지와 딱 한번 파티에 참석했던 안면 없는 올빼미와 저택의 몇 집사들만 참석하여
쓸쓸하고 적조하기만 했습니다. 마음이 아픈 닉은 뉴욕을 떠나 시골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읽어서 내용을 잊고 있었으나 어째서 위대한이란 형용사가 캐츠비 앞에 붙었을까
의아했던 것은 기억납니다. 황금 만능주의의 시대엔 도덕은 사라지고 부패와 부도덕이 판
치는 것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같습니다. 그러나 청년 시절 마음을 사로잡았던 여인을 향한
일편단심에는 위대한이라는 형용사도 가한지 모릅니다. 데이지라는 여인은 아름답긴한지
모르나 캐츠비의 그런 지순한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어보이지 않으나 사람들은 사랑은
주는 것이라고 받는 것보다 주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사실은 사람들은
주기보다 받기를 원합니다. 간혹 시인이 주는 것이 더욱 아름답다고 시를 씁니다. 윌슨에 의해
캐츠비가 사살되면서 그동안 쌓은 황금의 성과 그 지순한 사랑은 보답을 받지못하고 참으로
허무하게 무너집니다. 데이지가 그런 사랑을 받을만한 존재가 못되므로 그 허무함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캐츠비의 이름 앞에 위대한 이란 형용사가 필요했는지 생각해봅니다.
올바른 방법으로 벌어들인 황금과 올바르게 맺은 사람들과의 관계들이 인생의 기본인지도 모릅니다.
비도덕적으로 쌓아올린 황금과 사랑이, 그나 그녀의 인생을 받쳐주지 못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어딘가 어긋나고 빗나가고 상한 관계가 빗어내는 비극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현대의 냉정하고
순간적인 인스턴트 사랑에 비기면 캐츠비의 정열에 불타는 지순한 사랑이, 아마 비극이라서
새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꼿꼿이 피어난 저 새빨간 와라타 꽃처럼 강하고 아름답게 생각되나
사랑의 찬란함의 한 때 이 꽃처럼 빨갛게 타오르다가 종국에는 잿빛으로 시들어 고개 숙일
저 꽃송이처럼 부질없고 속절없게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