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고호의 의자

another woman 2014. 4. 4. 04:47

나는 의자입니다. 의자는 누군가가  앉기위해 태어났습니다.  

그 누군가 찾아와주지않으면  비스듬히 비추이는 저녁햇살이 사위워가면서 

한 줌의 어둠이 웅크리고 번져나갈 때까지도

그대가 그리웁고 그대가 와서 앉아주기를 애타게 기다립니다.

나는 죽지않는 목숨을 가지고


이미 죽은 그 옛님이 


다시 돌아와 앉아주기를 지금도 하염없이 기다립니다.




프랑스 아를 지방의 빈센트 반 고호가 살았던 방이다. 방 내부는 찰영이 안된다고

열린 문 밖에서 찍었다는 사진이다. 유트브에 나온 이비에스에서 고호에 관한 프로에서 찍었다.


이 의자는 왠지 숨을 쉬듯이 생명이 있게 느껴진다. 아직도 빈센트 반 고호와 테오가 와서

앉아주기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듯이 느껴진다.  뼈아프게 그림을 그렸지만 살아생전에

단 한점의 그림 만이 팔린, 혼신을 다한 자신의 그림이 세상에 전연 인정받지 못함이

자신이 이 세상에 살만한 가치가 없는 존재처럼 느껴짐에 절망했는지도 모른다.

그가 모델이 없어 그랬는지 자신에 대한 집착과 연민 때문이었는지 알 수 없으나

많은 자화상을 보면 처절한 고뇌의 눈빛 속에 타오르는 생명감이 엿보인다.







그는 그저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을 생명과 사물에 대한 사랑이 

활화산처럼 터져나오는 그의 가슴으로 보고 느끼고 그려진 사물은 모델이 되었던

그 모습들과는 전연 다른 예술적 감각에 가득 찬 새로운 생명을 가진 모습으로

재창조되었던 것 같다. 별이 빛나는 밤이나 카페 그림이나 그가 고갱과 함께 살았던

노란집, 한동안 입원하였던 정신 병원의 정원 등등 어느  것하나 터져나오는 그의 강한

생명력이 분출되지않는 그림이 드물었다. 그의 처절한 고뇌와 가난이 있었길래 그의

예술성이 타올랐다고 말할 수 있으나 지금 그의 그림들이 동생 테오 외는 아무도 인정치

않았으나 지금은 그때에 비하면 천문학적 가치에 이른 것을 보면 그는 무엇을

위하여 그렇게 고뇌하였을까, 지극히 하찮은 수준의 인간적인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 짧은 생애의 가득 차있던 고뇌와 절망이 고호란 인간이 자신의 생명을 별처럼 빛내는,

가장 최선을 다해 산 생애라고 생각하면, 그의 창조물들이   부자들의 응접실 이나 전용 비행기 

안에 걸려서 그들의 부의 수준을 만족 시키는  역활은 외면적인 것이고 실은 그가 이룩한 

예술적 성과는 기초석처럼 미술사에 길이 남으리라.

그러나 이 천지에서 가장 위대한 예술가는 창조주라고 말들한다.  해뜨고 지고 달과 별 뜨고 

지면서 바람이 불면서 꽃과 나무들이 현란하게 피어나고 지면서 어우러지는 어느 풍광이라고

이 세상의 가장 위대한 미술가 어느 누구라도  그런 신비의 풍광을  재현해낼 수 없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