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반값 세일에 끼워팔기

another woman 2014. 4. 16. 02:08



이 곳의 그릇들은 이 곳의 음식 스타일에 맞는 모양들이 많아서 주로 한국 음식을 

선호하는 내게  그릇들이 안 맞는 경우가 많다.  왠만하면 다들 구비하는 그 유명한 영국제품 

세트 그릇들은 필요없는  모양이 많고 무늬들이 너무 현란한 것이 마음에 들지않아  손님 초대가 

잦던 그 시절에 샀던 뷰페 접시들과 커피 셋트 정도가  고작이다. 그런데 그 그릇들은 역시 

아무리 오래되어도 질이 좋다. 이 곳 사람들이 골동품을 귀하게 여기는 이유가 있다.

스테레스 냄비들은 질이 좋은데  요즈음 그릇들은 이가 잘 빠지고 잘 깨진다.  무겁다. 

공장이 없고 뭐든지 무거운 관세를 매겨서 수입하는 나라라  그런지 백화점 물건이 

우리나라 마트 수준이 안되게 느껴지는 것이  많다. 지난 1월 온 가족이 서울에 계신 시댁에 

다녀온 딸이 시장에서 손자의 잠옷을 샀다는데 너무 질이 좋고 예뻐서 그냥 어린이집에 입혀

갔더니 이쁘다고 한단다. 특히 옷종류는 비싸도 질이 좋지않고 색갈은 현란한 것들이 많다.


옛날 올케가 설겆이 할 때마다 뭔가 떨어뜨리며 그릇을 깨는 것을, 시누 노릇하느라고 뒷담화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나도  요즈음 가끔 그릇들을 타일 바닥에 떨어뜨릴 때가 있다. 그릇들이 

작은 조각들이 나서 그 조각들이  여러 곳으로 흩어져 치우려면 약이 오른다. 특별히 유리그릇들이 

그렇다.  값이 싸지않으면서도 무겁고 떨어뜨리면 아주 잘게 부서져 사방으로 흩어진다. 

왠지 쓰레기들이 양산되는 느낌이다. 지구의 인구가 폭팔적이라 그런지 제품들이 자꾸 질이 떨어지고 

빠르게 버려지는 재질로 마구 찍어내는듯 하다. 


가령 예를 들면 진공청소기가 옛날에는 유명하던 좋은 브랜드인데 공장이 차이나로 이주하고나서

자주 반값에 팔면서,  게다가  카페트 스팀기나 마루나 타일을 물걸레질할 수 있는 스팀기를 

끼워서 준다. 처음에는 혹해서 카페트  스팀기를 끼워서 사고 두 번 째는 타일을 물걸레질 한다는 

스팀기를 끼워서 샀었다. 그러나 브랜드 명성이 무색하게 고장이 나고 끼워주는 상품은 사용하는 

성능이 너무 미약해서 하느라고 애만 쓰지 효과가 없어 바로 버리게 되었다.  끼워주면서 돈을

더 지불하면 다른 것을 준다는 말을 왜했는지 그때서야 알았다. 끼워주는 제품의 모습이 그럴듯하니

그 말을 흘려들었었다. 지금은 아무 것도 끼워주지않으면서 가격은 세 배로 비싼 유럽제품을 쓰는데 

불만이 없다.  





그릇들이나 공산제품들이나 질이 점점 낮아지고 얼마 못쓰고 버리게 만들어내니 나오는 

쓰레기 양들이 온 지구에 쓰레기더미화 되어가는 느낌이 들 정도로 기하급수적이다. 

여기도 2$짜리 가게들이 많이 생겼다. 그 큰 가게를 채운 각종 물건들이 거의 2$ 수준이니 

쉽게 사고 쉽게 버린다. 가게마다 꽉 차인 많은 물건들이  어떤때는 쓰레기 후보를 보는 느낌이 든다. 

애완용품 가게에서 15$ 정도하는 개목걸이를  2$에 빨래집게니 정원용 장갑이니 소소하게 

사가지고 나오면서도 좋은 마음이 안든다. 이런 것들이 다 쉽게 빠르게 버릴 것이니 재활용도 

안되는 저 물질들은  땅에 얼마나 해악을 끼칠까.


여기 광고들은 시끄럽고 모션이 빠르고 음성들이 큰 경우가 많다.  한 프로를 보는데 수시로 

광고가 나와서 이 곳 방송을 가끔 뉴스와 기록물들을 볼 뿐 거진 시청하지않는 이유가 그 

광고들을  견디어낼 재간이 없어서다. 툭하면 반값 세일이라고 목청이 떠나가게 떠들면서 또

무엇인가를 끼워주는, 곧 버림받고 말  상품의 멀쩡한 외모에 안타까운 반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