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으로 가는 이삿짐
오랫동안 직장을 찾는 청년 이태백이는 연봉 칠천만원의 회사는 월급이 작다고 거절한다.
양주를 즐겨마시는 친구와 만난 술값도 자신이 낸다고 기승을 부리고 카드가 거절되자
간호사인 여자친구 미래에게 이체를 강요하여 지불하는 정도다. 성실히 살아온 부친에게
당신이 쥐꼴이만한 월급에 성실한동안 각종 잡일을 하며 가계를 꾸려나가다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뭘 잘했냐고 덤벼들며 자신의 실직을 합리화한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재혼해나간 어머니에게 열두살 때 버려져 혼자 힘들게 살아온 미래는
이태백이와 단란한 가정을 가질 것을 꿈꾸나 이태백이 다른 여자와 만나는 것을 알았다.
미래는 태백을 고소하여 그동안 가져간 돈을 반환 할 것을 요구한다. 그녀의 완강한 태도에
황당해진 태백은 돈을 갚기위해 임시로 혼자 죽은 사람의 집을 청소하는 일에 합류한다.
혼자서 죽어가고 죽고나서 남은 유품들도 인수할 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외면당하는
사람들의 죽음의 흔적이 남지않도록 하는 일을 돈 때문에 시작했으나 태백은 차츰 인간이라는
존재와 한 세상 살아나간다는 것의 귀중함과 허무함을 몸소 체험하며 미래가 그리워진다.
어느 중년여자의 죽음의 흔적을 치우다가 미래의 어머니인 것을 알고 미래를 찾아가나
그녀는 자기를 버린 여자가 더구나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방해할까봐 찾지도 못했는데
혼자서 불행하게 죽어갔다는 사실을 알고 더 큰 배반감에 그녀의 장례식을 완강하게 거절한다.
이태백은 그녀를 설득하고 태백의 아버지의 도움으로 미래는 마음을 돌리고 어머니의
장례에 참석하고 다시 태백과 화목한 관계를 회복한다.
태백은 연봉을 따지기보다 죽음의 흔적을 뒷정리하는 그 회사에 마음을 주고 열심히 살아간다.
일인 일가구가 급증하였다는 뉴스는 오래 전부터 있어온 일이다. 물질 문명이 이렇게 발달하고
삶의 질이 나아졌으나 물질이 가장 우선시되고 가족이 해체되고 한창 일할 나이의 장년들이나
청년들의 실업이 어디서부터 손대볼 수 없을 정도인 것이 비극의 시작점인지도 모른다.
삶의 내용에 가부장적인 옛 관습이 가정을 지탱하는데 뼈대가 되었는데 개인의 행불행이
우선시되다보니 거미줄처럼 연결된 가족들은 한 개인의 행불행의 결정으로 그 결과의 파장에
같이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숙명적으로 사람을 포함하여 생명을 지닌 존재는 혼자 죽음을 맞는,
개인적인 종말의 의식을 치룰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은 가족들, 친척들, 친구들 등등이 있다.
그럼에도 혼자 숨어서 살듯 혼자 숨어서 죽어가는 그 많은 사람들의 고독과 고통이 혼자 살기에
더욱 버리지못했던 각종 물건들이 가득찬 집안에 귀기스런 슬픔으로 떠돌지만 태백은
사람의 생명이나 관계의 소중함을 절실히 깨달았다. 오직 한동안 주어질 이 세상의 삶이란 열심히
다정히 살아내야만하는 어떤 귀중한 것임을 가슴 벅차게 깨닫고 생에 임하는 자세가 진지해지고
구체적이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리고 바라건대 혼자 벽을 보며 살아가고 혼자 하늘 나라로
가더라도 그 삶의 온갖 고통의 과정을 연민하고 기억하시는 창조주를 가슴으로 느낀다면
비록 혼자였어도 외롭지않았기를..
어머니에게 달려가는 아이처럼.
스코트랜드의 풍경화입니다. 스코트랜드에서 오신 외국 교회 장로님의 거실에 있는 풍경화.
오래된 옛날 스코트랜드의 생활풍경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