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작
올해 새해 첫날 아이들과 구링가이 계곡에서 바베큐를 했었다.
먼저 와서 장소를 정하고 짐을 푸는데 손주들이 도착했다.
여섯살 칠개월인 큰 손주가 나를 보더니 달려와서 할무 이거 하면서 손에 뭔가
쥐어주는데 2불짜리 코인이다. 할무 내년에도 줄께. 하더니 할비에게도 노란 코인을 쥐어준다.
그 애는 세상에서 제일 큰돈이 2불인줄 안다. 다섯살인가 할무 내가 커서 돈많이 벌면
할무 노란 코인 줄께하더니 크기도 전에 벌써 손에 쥐어주니 정말 귀여웠다.
함께 밥을 먹을 때 가끔 식사기도를 시키면 요새는 컸다고 전에 처럼 순순히 하지않지만
하루 종일 한 일들을 일일히 보고하고 마지막에 이 음식을 만든 할무 선물 많이 주세요
잠시 생각하더니, 할비 섭섭할까봐 할비도 선물 주세요로
마치니 웃지않을 수가 없다.
방학이라고 아이들이 퀸스랜드에 일주일 놀러갔다.
첫날 잘 도착했나 궁금하여 전화를 하고 아이들을 바꾸랬더니 네살 구개월인 둘째 손주가
할무 오늘은 뭐했어. 오늘은 뭐했어. 거퍼 묻는다. 성격이 부드러운 형은 동생을 때리지않는데
기분이 나쁘면 형아에게도 손을 뻐치고 밖에 나가기만하면 재빠르게 뛰어 사라지니,
그동안 서로 대화 안한 것은 아니지만 주로 내가 형아 때리면 안된다, 혼자 빨리 가면
엄마 잃어버린다, 등등의 잔소리 위주 였는데 그 애가 먼저 큰 애처럼 오늘 뭐했냐고 묻고
치과에 갔고 어쩌고 설명을 듣더니 자기네는 이 곳에서 일주일을 있는다고 얘기한다.
아마 비행기 타고 멀리 온 낯선 곳에서 잠을 잔다는 것이 흥분이 된 모양이었다.
갓난아이서부터 자라는 것을 지켜보니 뭐 새삼스러울 것 없을 터인데 왠지 지금부터
이 어린아이들과 관계가 시작되는 것같다.
새생명이 오는 것은 기쁨이었는데 이 험한 세상에서 그 애들이 바르고 이쁘게 자라는 것을
볼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