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한 순간들
북쪽은 130km로 달리면서 일반적으로 세 칸을 달고 다닌다.
카라반을 끌고 다니는 차들이 대부분이었고 그 다음은 화물트럭들이었고 승용차는 드물었고
자전거를 타고 가는 두 남자를 볼 때는 자연히 탄성이 일었었다.
혼자 이 광야를 차지하고 한듯이 적요한 길을 한 시간 이상을 달리다가 갑자기 맞은 편에서 거대한 트럭이
굉음을 내며 지나갈 때가 있다. 속력을 줄이지않았던 탓이기도하고 지나친 차량이
두번째 지나간 차량이여사 그런지 그것도 일 이층으로 소들이 가득 실려있었으니 스쳐지나치는 위력이 대단했다.
그런 차들을 네번 째 지났을 때 이번에 튀겨진 자갈에 앞 유리창이 짝하고 순식간에 갈라져버렸다.
여행내내 갈라진 창을 보는 마음이 차한테 미안하달까,
그는 이런게 자연재해라고 하나 편치 않았다.
언덕을 내려가는데 키 작은 나무로 싸인 붉은 빈터에서 바람이 벌건먼지를 동그랗게 말아올리며
부는 것이 보였다. 먼지회오리는 길을 따라오며 몸을 커다란 깔대기 모양으로 불리며 달아오더니
차가 길에 다다르자 확 덮쳐왔다 순식간에 붉은 회오리에 갇혔던 순간 영화에서 회오리에 갇혀
하늘로 치솟으면 부서지던 집들의 재난 영화가 떠올랐다.
이 붉은 땅은 아담한 회오리의 붉은먼지로 환영을 해주는구나.
이번 일이 생각나니 마음이 서늘해진다. 절묘한 순간을 피할수 있는 은혜가 있었으니 그저 감사하다.
멀리 대형트럭이 나타났다. 굽이 길을 돌자 트럭은 한대가 아니었다
가까워지지 깜짝놀랐다. 거대한 트럭행열은 네 무리였음으로 엄청 길었고
작은 흰 승용차가 그 무리들을 추월하겠다고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고 있었다.
차체가 엄청 높은 그 짐트럭 운전자가 먼저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우리를 보았고
거대하고 몸이 느린 트럭이 한 발 앞서 두 대가 갓길로 몸을 틀었고 반대 차선으로 맹렬히 달려오던
청년이 기겁을 하며 차를 중앙선으로 틀었고 놀란 남편은 급하게 속도를 줄이며 차를 갓길 쪽으로 돌렸다.
모든 것이 순식 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모든 상황이 엄청 위험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은 서로 스쳐지나간 후였다.
순간의 차이로 위험을 벗어난 안도감에 이어 무모한 추월을 시도한 승용차 남자가
잘못은 했지만 세칸이나 되는 긴몸을 가진 트럭들이 서로 바짝 붙듯이 달리며
추월하던 차가 상황이 여의치않을 경우 다시 들어갈만한 거리를 두지않은
트럭운전자들도 좋은 사람들이 아닌것 같았다.
외길에서 트럭을 만나면 당연히 추월을 하기되는데,
길 위의 횡포를 직접 보고 나니 집을 떠날 때는 이런 절묘한 순간을 피하지못하면
어느 순간에 더이상 산사람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것이 실감났었다.
그 날 숙소에 들어가 본 뉴스 중 캐나다 여행 간 호주인이 호수 주변 산악지대를
비행하던 중 사고로 사망뉴스를 보게되었는데 그가 운이 나쁘다기보다
어느 누구에게라도 일어날 수가 있겠구나 생각되었다
마음으로 준비하자 마음 먹는다고 잘되진 않겠지만 다음에 출타할 때는
한 번쯤 깊이 생각해야할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