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란광야에서
광야를 히브리어로 미다발이라하고 그 뜻은 말씀으로부터라고 한다. 바란광야는 정말 풀포기조차 찾기어려운 돌산들과 돌밭이 끝없이 펼쳐져있었다. 육십 여명의 행군도 더위 탓도 있었지만 일사분란하가 어려웠는데 이백만 명의 군중들과 가축 떼들과의 방황을 상상하면서 그 긴 바란광야를 지나는 동안 내 마음은 얼어붙어서 광야의 고유의 뜻이 말씀으로부터 일 수 밖에 없는 그 분의 필연의 의지를 볼 수 밖에 없었다. 잘 닦인 아스팔트길을 달려가면서 더위와 피곤과 영양실조에 지친 그 방황하는 무리들이 떠오르며 그들이 부르짖었던 불평과 절망이 느껴지고 들려오는것 같았다. 내가 그 무리들에 있으면 누구보다 앞장 서서 불평거리를 잘 찾아내었을 것이다. 오늘 날 우리들이 살고있는 이 사회도 또 다른 모습의 바란 광야이다. 그 분의 백성들이 말씀으로 밖에 살 수 없는 다른 형태의 냉정하고 비참함이 가득 차있는 돌산들과 돌들의 평야이다. 그 분이 터져나갈 듯한 당신의 사랑에 가득 차 당신이 선택하신 백성들을 사랑하시는 방법에 두려움을 느낀다. 사십 년을 헤메어도 가나안에는 못들어 갔지만 그들을 당신의 오른 편에 끌어올려두신 것을 믿는다. 호흡하는 자의 물리적 육신과 어떤 유기체에 숨겨져있는지 모르는 영혼과 이성을 가지고 이 세상에서 한평생을 산다는 것은 그 옛날 구약에 나오는 출애굽의 과정과 같은 것 같다. 가나안을 바라보며 많은 무리들의 육신의 죽음을 맞이한 것 같이 이 사회에서 곤고와 절망과 채워지지 않은 수많은 헛된 소망을 품은채 물리적 육신이 죽기도 하겠지만 그 길의 끝에서 너무나 반갑게 품어주실 그 분의 사랑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