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진

뜰에 있는 나무들

another woman 2009. 4. 22. 18:26

 

 

 

 

 

 

 

 

 

 

나무들이 너무 무성하여 뜰에 빨래를 널어도 잘 마르지않는다.

저녁 어스름도 더 빨리 거실로 드리우고 마당 일부를 메꾼 벽돌과 나무담에

연두빛 이끼가 끼여있다. 서울에서 아파트에 살다가 이 곳에 정착하여 살던

초기에 나무를 자르면 왠지 잘못을 저지르는 것 같아 담의 나무가 너무 자라

휘청이도록 놔두었다가 적당히 잘라주어야한다고 이웃 아주머니의 충고를 들은

기억이 있다. 그는 담 안에 사는 사람이 자를 수 있는 나무는 가차없이 잘랐다.

어떤 종류의 나무들은 아무리 담 안에 있어도 사는 이가 마음대로 자르면

카운슬에 벌금을 물어야하는 종류가 있다.

 

삼면을 둘러가면서 자를 것을 자르고나니 햇볕이 쏟아져들어와 빨래도 잘마르고

눈도 부셔서 초록이 더욱 환해졌다. 마음이나 가슴에 괜히 쓸데없이 무성히

번져 자신을 괴롭게하고 어지럽게하는 어떤 감정이나, 사물이나 사건의

얽힘을 과감히 잘라내어 마음과 가슴을 비워 빛이 들어오게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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