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는 심심해 민서가 사월 중순이면 만 6세가 된다. 늘 활기가 넘쳐 가만히 있지를 못한다. 십분 있으면 꼬마들끼리 농구 시합하러 체육관에 가는데 그 십분을 못참고 할무 아이패드로 셀카놀이에 열중. 그 애는 제 기분이 괜찮으면 할무를 영 오올드 레이디라고 부른다. 그런데 머리가 허연 할.. 그냥 생각 2019.04.02
묘지 눈향나무 박수현시인의 시입니다. 묘지 오후에는 마을 한 바퀴를 돕니다. 풀밭에는 한 생을 직사각형으로 요약한 묘비들이 소풍객들 마냥 햇볕을 쬐며 놀고 있습니다. 뿌리를 잘 내린 무덤들은 무성해서 묘비 앞에 놓인 꽃송이는 그의 생에서 가장 밝은 웃음을 웃습니다. 사려깊은 베고.. 그냥 생각 2019.03.25
진동과 주파수의 비밀 어떤 소리에도 주파수와 진동수가 있다고한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소리를 통해 모든 것들과의 연결을 이해함으로써 소리의 주파수는 힘을 가지고있다. 음악은 모든 문화를 연결하는 언어로서 음악을 이루는 소리는 진동과 파장으로 이루어진다. 인간의 몸은 70%가 물이므로 소리의 파장.. 그냥 생각 2019.02.02
Merry Christmas 어느 사이에 한해가 저문다. 한해의 끝에서 느끼는 마음은 가을이 지나고 나뭇잎들 마저 한줄기 바람에 쓸려나간 마당처럼 휑하다. 지난 여름 무성하던 빨강과 노랑 보라의 무성한 꽃들에 대한 기억은 늑골뼈에 시들어 깃들어있다. 한해의 끝은 하루의 끝과 닮아있다. 이 무심한 한 해의 .. 그냥 생각 2018.12.23
뭘까? 오전 중인데 시내는 오는 사람 가는 사람들로 혼잡스럽다. 그런데 시선을 사로잡는 , 모자를 쓴 남자. 너무 열중한 모습이라 차라리 경이롭다는 생각이 든다. 직업이라기엔 돈을 주고 가는 이들이 너무 드물고 취미라기엔 너무 별나보인다. 직업일까? 취미일까? 괜히 궁금하다. 그냥 생각 2018.11.24
아이들 근황 첫째 준서는 학교에서 가끔 상을 타온다. 학기로 한 학년에 한 학생만 뽑아주는 bush award로 시작하여, 며칠전 그랜드페어렌츠 날 갔더니 수첩에 그득히 모아놓있다. 이번에 네 번째 실버상을 받아 이제 골드 상을 받을 자격이 된다고한다. 말을 안해 잘몰랐는데 너무 기특했다. 키가 크고 .. 그냥 생각 2018.11.13
투명한 늦은 오후에 참 투명한 푸르른 하늘에 포근한 흰솜을어느 예술가가 흥에 겨워 이리저리 흩어놓은듯 하늘 전체가 푸르디 푸른 크리스탈 처럼 여겨집니다. 몸인지 마음인지 스스로가 공기의 입자처럼 가벼워져 하이얀 솜구름의 한조각이 되어 그 푸른 하늘 한 곳에 맴돕니다. 생은 언제나 옆구리 한구.. 그냥 생각 2018.08.12
어떤 하루 짧은 아이들의 겨울 방학 중 아이들 친구 가족들과 휴가를 이틀 지낸 딸이 그 호텔이 지낼만하다고 예약해줘 하룻밤 보내고 왔다. 이름을 모르는 무성한 나무들을 밑에 놓인 식탁이 있는 카페에서 햄버거와 커피로 점심을 하고 블로우 홀 주위를 걷고나니 황혼이 되었다. 밤이 검다. 불빛.. 그냥 생각 2018.08.02
변화 시드니에서 삼십여년을 살면서 우리가 가진 느낌은 늘 정체된 어떤 무엇이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변화가 없는 고요한 나라, 자연이 아름답고 사람들의 심성이 착하고 무엇 하나 급한 것이 없는, 그 날이 오늘 같고 오늘이 그 날같은. 길에서 스쳐 지나치면 생면부지이던 친절하게 인사를.. 그냥 생각 2018.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