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보는 테레비 프로는 다큐멘터리들, 영화와 세상에 이런 일이, 6시 내고향과
때로는 뉴스를 본다. 재방이겠으나 어제 본 세상의 이런 일이에는 젊은 아가씨가
출연했다. 앉아있는 모습이라서 처음엔 몰랐는데 보고있으니 오른 팔과
오른 다리가 없었다. 중간에서 보게되어 무슨 사연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녀의
눈빛과 표정이 너무 마음을 끌어당긴다. 얼굴도 이쁘기는 하지만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너무 이쁘다고 서슴없이 구김없이 말하는 그녀는, 자기의
소원은 자신이 이세상에서 열심히 바로 살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다고
말한다. 왼손으로 머리를 감고 화장을 하고 출근 준비를 마친 그녀는
왼발로 땅을 딛고 오른쪽 겨드랑이에 목발을 끼고 걸었다.
직장에서는 업무를 책상 위의 컴퓨터로 보고 있었다. 일과 빛나는 미래에
대한 꿈으로 불타는 마음이 수영도 하고 테니스 치기도 가능하게 했던것 같다.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그녀가 걷고 수영도 컴퓨터로 일을 한다는 것보다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좌절없이 희망을 가지고 앞 날을 향하여 열정있는
행보를 더하여 간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녀가 처음부터 이런 태도를
지닌 것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온갖 좌절과 절망을 겪으면서도 이겨내고,
이겨내면서 여기까지 오게된 것이라 생각된다.
어느 시인인지 이름을 잊었는데 희망은 내가 불러야 달려오는 것이고
내가 조금씩 키워야만 자라난다고 썼던 싯귀를 읽은 적이 있다.
그녀가 정상이 아닌 몸으로도 희망을 잃지않고 불러들여 반가이 자신의
가슴 안에 희망의 묘묙을 심어 점차로 큰 나무로 키워나가는 그녀가 몹시
돋보였다. 좌절하고 절망하는 것이 당연해보이는 환경에서 자신을
주옥처럼 단련시켜서 꿰어나가는 열정이 창조주가 그의 피조물들에게
처음에 주셨던 은혜였던 것 같다. 인간이 자신의 잘못으로 덫에
걸려 심신의 허물을 타고나 각가지 험한 상황들을 직면하고 겪게 되었지만,
주어진 생명을 열정을 가지고 자신의 안에 숨어있는 창조주의 영광을
몸과 마음으로 드러내는 그녀가 누구보다도 활짝 핀 꽃처럼 아름다웠다.
이천 억의 소유가 있던 재벌의 딸이나 그 대단한 재벌 회사의 부사장이나
전 대통령이나 인기와 사랑, 재물도 풍부하던 어느 여배우의 자살이나
그런 죽음들이 떠오른다. 그 여배우는 두 명의 어린 아이들이 있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파 하였다. 객관적으로 보아 누구나 부러워할 위치에서
자신의 목숨을 끝내게한 그들의 그 절망에 찬 불행감의 무게는 어느 정도
였을까. 굉장히 절박하였겠지만 이해는 가도 용납하기는 싫어진다.
우리의 생명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긴 하지만 자살이라고 표현되어,
자신이 자기를 끝장 내고마는 것도 일종의 타살에 준하는 것이 아닌지.
창조주는 생명의 결국은 당신에게 속한 것이라고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권한 안에 있다고 생각하여 그런 일을 행한다. 막다른 불행에 이른 것처럼
절망하여, 아이를 남겨두어 그 아이가 불행할 것을 참을 수 없어 어머니가
아이를 먼저 가게하고 자신은 미수에 그치고 마는 것을 기사에서 읽으면
할 말을 잃게된다.
프로가 끝나갈 무렵에 보게되어 이름도 모르지만 긴 생머리에 반짝이는
다정한 눈빛을 가진 그녀가 자신에게 주어진 긴 험한 길을, 절망에 오래
허우적대지않고 희망을 불러내어 자신의 것으로 하여 조금씩 조금씩
승리의 언덕으로 향하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