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은 초등학교 다니었고 빈은 동생으로 유치원에 다닐 나이이다.
언니는 공부를 잘하고 학교와 엄마와 동생을 좋아하고 아이나 열심히 산다.
오래 전 집을 나가버린 아빠는 소식도 없고 엄마는 더 이상 월세와 생활을
감당하기 힘이 들어 아이들을 작은 읍에 사는 고모에게 맡기고 아빠를 찾으로 떠났다.
정류장 옆 작은 언덕에 올라 엄마가 탄 버스가 떠나는 것을 본 아이들은 말라죽은
나무가지를 줏어서 정성을 다해 심고 가끔 그 언덕 나무가지 옆에서 버스정류장을 바라본다.
혼자 사는 고모는 맘은 좋으나 신세 한탄에 젖어 늘 소주를 마시며 아이들의 밥도
제때에 챙기지 못하고 배가 고프다는 아이들에게 천원짜리 한장을 주어 호빵으로
끼니를 대신하게하기 일수이다. 언니는 호빵도 맛이 있어하는 동생에게 마지막 한
입의 빵을 건네준다. 떠나기 전 엄마는 돼지 저금통 하나를 건네주며 고모가 너희들이
착하게 굴면 동전 하나씩 주시면 이 곳에 넣고 저금통이 가득 차면 엄마가 돌아온다고
한 약속을 기억한다. 고모는 동전을 안주고, 학교 가서 공부하고 싶은 언니는 동생에게
한글을 가르키며, 논에서 메뚜기를 잡아 구워서 하학길의 소년들에게 메뚜기 세 마리를
뀐 꼬치 하나에 백원씩 받고 팔아 받은 동전을 저금통에 넣는다.
어느 날은 꼬치가 탔다고 가진 것 모두를 백원에 뺏기기도하고.
어느 날 배고픈 동생이 저금통을 흔들어 빠진 동전으로 뭔가를 사먹었는데 가게 주인은
십원짜리로 잔돈을 바꾸워주어 아이들은 큰 동전들을 빼내어 십원 짜리로 바꾸어
돼지 저금통을 가득 채웠다. 그날 이 후 며칠을 버스 정류장에서 엄마을 기다려도
엄마은 오지 않았다. 대신 아빠를 찾을 수가 없으니 아이들을 시골 외가로 데려다
주라는 편지가 배달되었다. 외가에사는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농사를 짓고 사신다.
뼈 빠지게 일해도 가난한 두 노인, 아이들은 추우니까 겨울신을 사달라고 할머니에게
말하다가 입이 벌어진 겨울 신을 신은 외할머니의 발을 보았다. 아이들은 저금통을
들고와서 할머니 이 것으로 겨울 털신을 사세요 말하는데, 그때 처음으로 미소를 짓는다.
저금통을 내놓으며 자신의 마음 문을 여는 어린 소녀들을 가난하나 할머니는
정성껏 돌보고 아이들은 엄마나 고모조차도 보고 싶어하며 산에 오르고 내리며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하고 싶다는 노래를 청아한 목소리로 부른다.
오월은 어린이 날이 있어그런지 요즈음 뉴스에 실종 아동에 대한 기사가 많다.
아이를 잃고 살림을 접고 전국을 헤매는 부모들의 애타는 심정을 호소하고 있다.
아이를 고모나 외가로 보낼수 밖에 없었던 그 젊은 엄마의 마음도 이에 못지않을 것이다.
두 어린 자매들은 죽은 나무 가지를 언덕에 심었지만 그 나뭇 가지에서 뿌리가 내리고
싹이 터서 무성해지리라 생각이 드는 것은 할머니 이것으로 털신 사서 신으세요 하며,
자신이 가장 절실한 마음으로 십원 백원씩 모아 채운 그 귀한 돼지 저금통을 내어놓으며,
비로소 미소짓고 마음 문을 여는 아이를 보면서, 그 아이가 커서 어느 날 이루어갈 미래의
모습에서, 아름답고 무성한 가지로 퍼져나갈 가능성이충만해 보였다.
세상은 만만치않아 때론 우리들의 산에도 나무가 없이 황량하게만 생각될 때가 있다.
마음을 둘 곳이나 마음을 줄 곳이 없어 휘청이고 헤매이게될 때 자신의 가장 중요한
것을 내어주며 삶의 뿌리를 내리려는 의지가 어린 소녀에게 본성적으로 있는 것은
창조주가 심어놓은 아름다운 씨앗이 아닐지, 그 어린 두 소녀의 앞 날에 어려운 만큼
그 어려움에 싹이 트고 잎이 무성해지고 많은 열매를 맺게되는, 축복이 가득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