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댁에 갔다가 냉장고에 붙은 사진 중에 이사진을 가져왔다.
고성이라고 하는데 내가 두살이고 바로 위의 작은언니가 다섯살 인것같다.
이 언니는 이십대에 아주 예뻐서 어느 날 인가 집 대문 앞에 갔다가 놓았는지도 모를
아주 화려한 꽃다발이 놓여있는 적도 있었다. 누군지모를 그 누군가가 몸을 숨기고 숨죽이면 바라보고 있었을지도 몰랐는데
어머니는 누가 이런 짓을 하냐고 그 시절의 시멘트 쓰레기 통으로 직행시키었다.
요새 시대에는 이런 수줍은 순정을 볼일이 없겠지만, 마음 아련해지는 꽃다발이었다.
이 때가 두세살 정도이었을터니 정말 오래된 사진이다.
지금도 대나무 울타리와 뒷마당의 한도 없을 정도로 넓게 보였던 마늘밭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그리고 부산으로 이사를 갔다는데 부산시절부터는 많은 것들이 기억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