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비는 눈물처럼 물로 이루어져있다.
하늘이 하루 종일 눈물을 흘렸다. 하늘이 하루종일 울었다. 무슨 서러운 사연이 있는지,
가슴 속 꽁꽁 숨어있는 자신도 깨닫지못하던 한이 있었는지 하루종일 서럽게 울었다.
이 온세상을 한없이 품고사는 이 하늘은 세상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연들을 다 품고
하늘은 가슴으로 인간들의 슬픔을 자기의 슬픔보다 더 깊게 품고서 땅이 여러가지
지층을 쌓듯이 쌓아올리다가 어느 날 홍수가 나도록 울어버린다. 오늘처럼.
그러나 인간들은 그들의 서러운 인생이야기 때문에 하늘이 울어준다는 것을 모른다.
눈물은 모여서 냇물이 되고 강이 되어 흐릅니다. 작은 냇물들이 개망초 벌판을 흘러서
갈대밭을 지나서 은빛 비늘을 반짝이는 모래밭을 지나서 강으로 이릅니다.
강물은 온갖 서러움과 잡초와 같은 온갖 마음과 정서의 쓰레기들을 안고서 꽐꽐
흘러갑니다. 하늘의 수많은 별들보다 많은 이 지상의 목숨을 가진 자들이나
동물이나 벌레들이나 꽃들의 한 평생에 일어나는 온갖 이야기들의 여운을 하늘은
지나치지않고 그 마음에 묻어둡니다. 그 서러운 온갖 감정들이 엉키어서 더 이상
지탱할 수 없어지며는 하늘은 통곡하면서 울거나, 주룩주룩 몇날 며칠밤을 눈물로
지새워서 그 가슴을 조금 시원하게 만듭니다.
비가 내리면 마음이 시원하다. 가슴과 머리와 마음의 온갖 감정의 불순물들이
빗줄기에 씻겨 내려간다. 어디론가 가고싶은 발이 묶이어도 유리창에 흘러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생의 갈피마다에 스미어있는 온갖 서글픔이나 슬픔이나
불쾌한 감정, 기쁨이나 환희, 증오, 근심마저도 흐르는 물에 흘려보내게된다.
목이 말랐던 들판이나 논밭의 식물들이 가슴을 쓸어내리며 위안을 받으며 그 물기들을
반색을 하듯 우리들도 내리는 비의 자비함에 녹아드는 오후, 그 분이 계시는
그 어디론가 향하여 감사함으로 마음이 평안하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