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신망원

another woman 2009. 8. 28. 00:08

 

 아이들과 자매결연을 맺고 찾아온 공군 병사들.

몇 명은 이번 장마비에 허물어진 축대를 보수하고 몇 명은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다.

 

 원장 어머니와 아이.

 

아이들과 놀아주는 공군 병사들.

 

 아이들의 치료가 끝난후 치료받는 원장어머니.

일흔 한살이시며 삼십 오년간 복지원을 경영하고 계신다. 남편은 몇년전 지붕 위에서 뭔가 하다가 떨어지셔 돌아가셨다고 한다.

 

 

 

아이들 치아를 치료하기위해 양평 어느 곳에 있는 복지원을 방문하였다.

한참 진료 중에   전에 치과 진료를 어느 공군기지에서 교제했던 공군 병사들을 

만나게 되었다. 그 군대 교회와 이 복지원이 자매결연을 맺어 홍수에 무너진 축대를

보수하고 뜰의 잔디를 깍고 아이들과 놀아주고 있는 모습이 너무 반가웠다.

복지원은 생각보다 시설이 좋고 깨끗하고 원장어머니가 인자하시고 선생님들도

인상이 좋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밝고 건강상태도 좋아보였다. 거처하는 시설도

좋았고 식사도 보통 가정집보다 더 맛갈스럽고 정성이 들어보여 복지 시설이 선진화

된 한국의 발전상이 돋보였다. 상한 이를 씌운 아이들도 있고 이 상태가 몇 명을 빼곤

대부분 좋아서 진료가 생각보다 일찍 끝났다. 중고교 학생들은 개학을 하여 밤 열시까지

수업을 받고 돌아온다고하여 내일 개학인 초등학교 아이들만 본 까닭도 있지만.

 

태어나면서부터 이 곳에 오기도하고 이혼 가정에서 버려져 이 곳으로 오기도하고

어리지만 각자의 사연은 달랐다. 주택가 놀이터나 거리 어디서나 만나질 그런

얼굴을 가진 이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버려졌다는 느낌이 들지않는다.

아이들을 떼어놓을 수 밖에 없는 부모들의 마음은 우리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아프겠지만 이 아이들은 웃고있지만 그 가슴 속으로는 무슨 생각을 할까.

병사들보다 먼저 돌아왔는데 아이들이 병사의 어깨에 의기양양 무등을 타고

인사를 하러 다가왔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여섯살 먹은 아이가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말하는데 눈이 웃는데 그 눈웃음 가운데 눈동자 가운데로 두 손가락으로

집어내질듯 보이는 쓸쓸함이 지나간다. 한나절 복지원의 적요한 공기를 흔들어놓고

가버릴 방문객에 대한 아이의 나이답지않은 절제된 예의에  가슴이 서늘해진다.

 

작년에 한 아이가 연세대학에 입학하는 경사가 있어 올해엔 상급반 여자아이들

일곱을 서울에 집을 얻어 마음껏 공부하여 서울에 있는 대학엘 가라고 내보냈다고한다.

요즈음은 단체 복지원보다 소수의 인원이 선생님과 함께 집을 얻어서 나가 가정분위기를

만들며 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하여 그런 방면으로 추진 중이라고, 장애 복지원을

운영하는 이에게서 가정분위기를 만드는 쪽으로 지향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지나친 부모의 사랑으로 다반수 아이들이 이기적이고 경쟁적으로 자라나는 이 사회에

복지원마다 부모의  사랑에 대한 목마름과 향수를 어려서부터 가슴 깊은 곳에

묻어두고도 이렇게 웃고 자신의 의사를 표시하는 어린아이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육신을 가진 인간들은 자신의 자녀를 절실한 이유들이 있었겠지만, 이렇게 버려도

창조주 하나님은 결코 그 백성들을 유기하거나 포기하지 않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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