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마음 얻기

another woman 2011. 7. 18. 07:57

 

세상에 어디 쉬운 일이 있을까보냐만은 타인의 마음을 얻는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것 같다. 어떤 관계이건 서로의 마음을 얻으므로 신뢰가 쌓이고

관계가 발전되어 나간다.  그 많은 관계들 속에서 서로의 입장이 다르고

마음이 다르 편에 서있으니까 무슨 일을 만나면  예기치못한 곳에서 돌출하는

기분이나 감정에 근본적인 면까지 좌우되는 적도 많아, 타인의 마음을 얻기에

설득력이 있는 어떤  방법론이나 정도가 있는 것 같지않다.

 

 

 

비온 뒤 빨랫줄에 맺힌 이쁜 물방울들입니다.

 

그때 본 단막극이 기억에 남는다.  어느 젊은 노숙자가 왕초 노숙자에게

주민등록증을 팔아먹지않고 아직 가지고 있으면 유기견 한마리를 구해

오라고 했다. 외로운 노숙자들에게 유기견을 분양해주는 시설이 있었다.

젊은이가 구해온 개를 나무에 매달아 살을 연하게하기 위한다며 두둘겨

패는데 줄이 풀어지고 개는 달아났다. 젊은이는 개와 함께 뛰었다.

그는 벤치에 앉아 빵과 우유를 먹으면서 개를 외면하고 그가 먹이를

열망하자 한 조각 주고 다시 공을 던져 개를 멀리하고 그 사이 급하게

먹곤했다. 그러다가 개와 함께 지내는 것이 싫지않았다. 하루는

공원에서 닭튀김을 발견하고 둘이서 실컨 훔쳐먹고 도망을 갔는데 개가

몹시 아팠다. 유기견 분양처의 병원에 가니 개가 암말기라고 얼마 살지

못한다고했다. 그러나 왕초에게 다시 잡히고 왕초는 다시 개를 매달고

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들 다 사회로부터 버림받아 유기된 사람인데

이 개도 주인으로부터 버림 받았고 지금은 암으로 죽어가니 때리지말라고

울부짖는다. 빈정거리는 왕초는 젊은이를 때리고 그는 계속 외치는데

주변의 노숙인들이 함께 왕초를 제압하고 개를 구해주었다. 개가 죽자,

그는 비용이 없지만 무리하여 개를 화장하고 장사지내준 후 노숙 생활을

청산하였다. 자전거포에서 일하여  돈을 모아서 원룸을 얻을 계획을 세우고

유기견 분양센타의 소녀와 만난다. 그가 면도를 하고 옷을 깨끗이 입으니

잘 생긴 건전한 인상의 젊은이로 완전 다른 사람처럼 보였다.

 

잔잔한 감동이 이는 극이었었다. 그는 사회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하나 무엇보다도 먼저 자신이 자기를 포기한 것이었다.  귀한

빵조각도 나눠먹기싫다가 점점 개에게 연민을 가지고 돌보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자아와  삶에 대한 애착을 되찾아 나갔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삶과 자기자신에 대한 집착은 강하지만 노숙인들은

그런 것들을 포기한듯 보인다. 자기스스로가 자신을 버렸으므로 사회가

그들을 버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로 여겨지는 세태이다. 그렇게

어려운 지점에서 허우적대던 젊은이가 자기처럼 버림받은 병든 개를

돌보면서 모르는 사이에 자아상을 회복하고 치유의 과정을 지나는 것이

신비로웠다. 타당한 충고로도 잠시의 물질적인 도움으로도 가능치 않던것이

매달고 매를 때려 탕으로 끓어먹힐 병든 개와의 동거로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 어떤 동기와 분위기로 이유로  사람의 마음을 얻게되는지

그 신비한 여러 길은 오직 창조주만이 아시는 일인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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