캥가루 두 마리가 싸움을 시작하기 전에 서로 탐색을 하고 있다.
며칠 전 지인이 한 이야기이다. 어느 모임에서 얼마전부터 심각한 갈등이 있었던 문제로
회의를 하던중 다툼이 일어났는데 뒤에 앉았던 사람이 앞에 앉았던 이의 발언에 몹시
화가 나서 뒤에서 머리를 쳤는데 맞은 사람이 쓰러졌다고한다. 몹시 흥분하여 다시 의자를
들어 쳐들고 치려는데 사람들이 말리고 놀란 누군가가 경찰을 불렀다고 한다. 쓰러진 사람의
아들이 3주 진단서를 첨부하여 머리를 때린 당사자를 고소하려고 하는데 영어 통역을 좀
해달라고 부탁하여 거절했다고한다. 같은 한국 사람끼리의 싸움에 말려들고 싶지않고 그 싸움
자체를 놓고보니 내용이 너무 황당하여 그런 일로 이렇게 까지 극한 상황으로 가는 것이
언짢어서 한동안 마음이 힘들었다고한다.
경찰은 뒤에서 친 것을 아주 나쁜 죄질로 보기 때문에 홧김에 앞뒤 안 가리고 우선 치고본
것을 이들의 정서로 납득을 못한다고한다. 사건이 일어나기 바로 전까지도 사람을
쳐서 어쩌겠다는 나쁜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 단지 논쟁 중에 화가 심히 나서
홧김에 우선 치고 본 것임으로 이 불상사가 의도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시키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 얘기를 듣고나니 이 곳에서 통역관으로 일하는 지인의 얘기가 생각났다.
법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일 중의 하나가 한국인의 특유의 홧김에, 화풀이, 등의 상태를
호주인에게 이해시키려 아무리 이렇게 저렇게 설명해도 그들은 이해하지 못한다고한다.
한 한국청년의 살인미수 재판에서 통역할 때라고한다. 카페에서 우연히 후배인 동생의
친구를 만났는데 그 후배가 왠일인지 아주 불손한 태도로 막말을 지나치게 하는데 몹시
화가 나 체격으로는 비교가 안되어 칼로 찔렀다고한다.
물론 죽지않았어도 구속이 되고 재판을 받는데 그 사람이 살해의도가 전연 없고 그냥
홧김에 물불을 안가리고 저지른 돌발적인 행동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재판관은 그가
살해의도가 있었다는 생각을 바꾸지않더라고 한다. 살해의도의 여부에 띠라 형량이
무거워짐으로 살해의도가 없었던 사태에 따라 운 나쁘게 일어난 우발적 행동임을 이해시키지
못한 그 통역관은 격한 성격이 있는 한국인의 정서를 합리적이고 법을 철저하게 지키는
호주인들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강조하였었다.
요즈음 인터넷 신문을 보면 홧김에 상상을 초월하여 저지르는 일들이 자주 보고된다.
홧김에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고 자살을 하고, 우리 말에 홧김에 무슨 짓을 못해, 화풀이로
무슨 짓을 못해 말하기도 하지만 화가 몹시 나는 그 순간만 참았다면, 평소 꿈도 꾸지못했을
살인미수 같은 혐의로 재판정에 서 자신의 인생을 해치는 불행은 오지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옛 현인들이 참을 인자가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권면했던 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