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산불

another woman 2013. 10. 21. 16:09

산불이 난지 며칠이나 되었는데도  서쪽 하늘과 북쪽 하늘은 머리에 두터운 회색 구름들을 

이고  있습니다.  아직도 타오르고있는 산불은 마음 속에 어떤 두려움의 불씨로 남아있습니다.

두어달 전 부쉬 워킹을 갔을 때 스스로 불이나 자기의 몸을 숱덩이로 태운 나무들과 거진

말라붙은 풀들을 보며 예감이 안좋고 좀 으시시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틀 집을 비운 어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어머니의 작은 밭에 물을 주러나가니 밭 가의 땅들이 쩍쩍 갈라져 있었습니다.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저런 것을 본 일이 없었는데, 유난히 비가 없는 올해, 야채들도 

미처 자라기 전에 강열한 태양열에 자라지 못하고 작은 꽃을 피우거나 씨를 맺는 이상한 일도 

일어납니다. 어머니는 조선호박 모종에 유난히 애착하시고 지난 해처럼 알차게 따서 딸들과

나누실 마음에 비료도 사서 풍성한 결실을 꿈꾸는데 왠일인지 호박은 덩굴이 무럭무럭 

뻗어나가기도 전에 자그마한 꽃몽오리가 생기고 있습니다. 작은 밭에서 일어나는 증상이나 

큰 농장 같은 곳에서 땅이 지난 해와 같은 소출을 낼 수  있을까 저어되는 날씨입니다.


봄이 깊어갈 무렵 갑자기 여름이 찾아오며 무척 건조하고 바람이 유난히 불어댈 때에

사람들은 올 여름은 산불을 조심해야할 거야 서로 말했습니다. 아직 봄인 셈인데 서쪽

블루마운틴과 북쪽 뉴카슬 가는 지점의 중간인 와영에서 불은 시작되었습니다.

그날 하루 내내 집에 있는데 차츰 방안 공기가 이상하여 밖으로 나가니 온통 하늘이 

기분 나쁜 오렌지 색이 가득한 짙은 잿빛의 무언가로 가득 차있었습니다.  재앙의 날처럼

그 하루 내내 마녀들이 빗자루를 타고 그 잿빛 하늘을 날아다니며 바람과 불을 일으키는듯,

지금도 진정되지않고 타고있는 불들을 보며 마음이 서늘해집니다.

그날 부는 바람에 불씨가 날려서 많은 곳에  집들이 이백채 이상이 타버렸는데 이틀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어 피해는 더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직 10월인데 맹위를 떨치는 불을

보니 얼마전 보았던 동영상이 떠오릅니다. 데이비드 윌커스라는 미국 목사님이 1973년에 예언 

중에 하나로 자연재해를 언급하였습니다. 앞으로 더 강력한 비와 눈의 폭풍과 토네이토들과 

각가지 더욱 막강해지는 자연재해의 피해가 심해질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일본과 인도네시아의

쓰나미가 그 말을 뒷받침하듯 하였는데 앞으로 더욱 길게 더워질 여름과 더욱 춥고 길어질,

하늘을 무서워하지않고 마음대로 자연을 파괴하였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로 일어나는 것이라도

무엇인가 과격하고 격렬해질 자연의 분노를 보는것 같아 이런 산불 속에서는 인간을 복제할

능력도 지닌, 뛰어난 능력을 가진 인간들이지만 여전히 피조물로서의 인간의 힘의

연약과 한계를 느끼게 됩니다.




오후 2시 쯤의 하늘. 뒷 마당에서 보는 하늘의 연기. 사진에는 흐리게 나왔는데 
하늘이 온통 회색 섞인 오렌지 빛과 연기와 매캐한 냄새로 가득차있다.



뉴스에서 본 시내의 하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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