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

어떤 사랑

another woman 2015. 2. 20. 15:18

어느 블로그에서 읽은 글이 재미있었습니다. 미국의 일로서 현직 판사직에 있는

한 여성이 남편이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데 돌보지못한 것이 마음 아파 판사직을 사임하고

요양원에 갔는데 막상 노인 남편은 요양원의 한 여성 치매환자와 사랑하는 사이가 되어

잘지내고 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젊었을 때의 사랑은 자신을

위하여서나 늙어서의 사랑은 상대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남편의 또 다른 사랑을 

좋게 본다고, 이해가 힘들지는 않으나 자신의 경우라면 받아들이기 쉽지않은 이야기입니다.


블로그의 여성분은 자기의 일이라면 힘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에게 물었습니다.

이런 경우에 어떻게 하겠냐고. 그가 부담을 덜어서 나쁘진 않은 것 같은데, 대답했습니다.

그다운 다소 냉정한 대답이지만 그 여판사의 말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평소에 만약 내가 일찍 저 세상으로 간다면 자기는 새출발을 해도 괜찮아, 목숨을 가진 

산 사람은 살아야하지 않겠어, 말한 적이 있습니다.

해주지 않으면 먹는 것 입는 것 어느 것하나 염려가 안되는 것이 없으므로 그동안 살아온

세월에 대한 배려감이 좀 깃든 이야기나 본인은 사먹으면돼 하면서 새출발이란 단어가 

기분이 나쁘지않은 듯 했지요. 같이 나이가 들어가니 다른 사람을 다시 만나 또 챙겨주고

살펴주고 할 기운도 없고 마음도 없지만, 남성의 입장에서는 본인 스스로를 잘 돌보며

살아가기가 쉽지가 않은 것은 사실이니까요.


이십대 중반에 만나 몇 십년을 한 집에서 살다보니 남편은 오빠나 남동생처럼 여겨지고

아내는 누이나 여동생, 엄마처럼 여겨지는지도 모릅니다. 혈육처럼 집안에 있는 가장 많이

쓰는 가재도구처럼 여겨지는 상태가 되면 그나 그녀를 사랑하는 방법이 자신이 아닌

상대를 진심으로 위하게 되는가 봅니다. 치매라는 병에 걸려 지난 세월의 모든 다사다난을

함께 겪은 상대를 깡그리 잊고 새로운 사랑에 설레는 남편을 바라보며 그것을 용납하는

그녀의 이야기는 영화를 생각나게 합니다. 노트북의 남편. 치매의 아내를 면회가서 

지난 날 자신들의 사랑의 굴곡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녀가 잠시 기억을 찾으면 기뻐하다가 

다시 기억상실로 돌아가면 열심히 사랑의 옛추억을 들려주던 그.

5일간의 마중은 홍위병에게 끌려가 오래 감옥 생활을 하다가 돌아온 남편이 기억상실에

걸려 자신을 못알아보고 언젠가 돌아올 남편을 기다리고 있는  아내를 돌보는 이야기입니다. 

한 집에 지내지도 못하면서 그녀를 돌보아 주면서 매월 5일이면 남편인 자신의 이름 석자가 

적힌 피켓을 들고 역에 서서 인적이 끝날 때까지 서있다가 오늘은 못오는 모양이니 다음 달에 

다시 나오자며 아내를 위로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둘이서 무엇을 기다리는지 하염없이

기다리는 그 모습, 이 두  영화의 주인공들은 죽음이 찾아올 때까지 그래도 같이 지냅니다.


사랑이란 젊었을 때는 자신만의 행복을 목적으로 추구하나 연륜이 더할 수록 상대의 행복이나

안녕, 평강을 진정으로 원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그 판사의 모습이  아릅답습니다.

요즘의 흔한 모습을 띄우는 즉석, 이기적, 감정적이고 불륜에 가까운 사랑이

결코 근접을 허락하지않는 아름다운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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