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의 어원은 고대시대에는 전투에서 포로가 되어 노예가 된 사람을 가리켰고 라틴어로는 동의,양도, 굴복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현대에는 중독을 자신의 의지로 절제하지 못하는 병적인
의존상태를 묘사한다고 한다.
내 경우를 본다면 커피 중독인 것 같다. 한참 바쁘게 살 무렵
아침 일찍 일어나면 정신이 없어 빈 속에 커피부터 마시던 습관이
지금도 계속된다. 특히 서울에 와서는 설탕, 프림이 다들어가있는 봉지 커피를 마신다.
그 봉지커피를 처음 마실 때 그 크림맛의 진함과 그 인공적인 맛에 질색을 했었는데
우유 보관이 힘든 기숙사 생활을 좀 했을때 봉지가 편하니까 참고 마시던 것이
이제는 습관이 되었다. 개인적으로 그 육체와 성질의 경향에 따라 좋아지는 것이 있다.
그 좋은 것을 처음에는 즐기다가 다음에는 그것이 없으면 찾게 되고
그 다음에는 그것이 절대로 필요해지는 것이 중독의 상태인 것 같다.
몸이 안좋을 때는 속에서 커피가 안 받으니까 며칠 안 마시고 때로는 이제
커피 끊었다고 큰소리도 치고 하지만 좀 살만하면 어느새 슬그머니 마시고 있는 나를
보고 연민을 느끼곤 한다.
중독에는 알콜, 도박, 성, 도벽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겠지만 우울도 하나의
중독이 아닐까싶다. 어느 흐리고 마음이 힘든 날 눈치 채지 못하게 찾아드는
우수에 젖어 한동안 헤매었다고치자. 우수는 감정 상 어딘가 가라앉고 슬며시
슬프고 감미롭게도 느껴지는 성향이 있다.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나날이 참으로 우울해지는
많은 이유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때마다 나도 모르게 찾아드는 우수를
잘 모시고 그것에 사로잡혀 있다가 보면 어느 만큼 세월이 흐르다보면
자신이 아주 우울한 사람이 되어있는 것을 보게된다.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모시고
따라가다가보면 우리들은 창조주께서 그 분의 형상으로 인간을 만드실 때의
그 꿈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하고있게된다. 살아가면서 이런 일 저런 일 겪다가보니
인간의 감정이란 것이 그 인간을 상하게 하기에 악한 자가 제일 즐겨쓰는 도구라는 생각이 든다.
인간의 기질 적인 유전인자 속에 우울한 성향이 있을 수도 있고 단어는 잊었는데
몸속의 어떤 종류의 요소가 결핍되면 심한 우울증을 유발한다고도 한다.
이렇게 우리들이 알수없는 여러가지 까닭으로 때로는 그 슽한 나날을 우울에 짓눌려
살게 되지만 그래도 세월은 쉬지않고 지나가고 있다. 한 사람마다의 인생이란
이렇게 마딘 것 같은 낮과 밤의 흐름이지만 다 지나고나면 떠오르는 몇 장면으로
추억될 뿐이다. 그 한 사람의 석양 무렵, 쭈글한 살가죽만 남은 팔에 링겔을 꼽고
소변주머니를 달고 엉덩이에는 욕창이 나서 괴로운 육신을 양로원에 눕히고 있을 때
내겐 나날이 항상 우울하기만해서 아무 것도 하고 싶지도 않고 하지도 않았던 인생이
딱 한뼘이구나 생각 된다면 참 허무할 것 같다. 안그래도 사실 인생이란 좀 허무하지 않은가.
이런 것의 정답은 없겠지만 그래도 답하라 한다면 창조주를 인정하고 사랑해야한다.
그 허무한 가슴을 창조주에 대한 사모함으로 애태우다보면 자신의 삶에 대한 의미와
열정이 되살아나겠다.
한그루의 나무나 기어가는 지렁이도 생명을 가진 존재라는 살아있다는 것의 소중함을 깨달으면
자기자신의 존재의 소중함과 기쁨이 느껴지리라 생각된다.
주위의 환경이 내가 원하는대로 변해서가 아니라 그대로 있어도 내가 변하여
그 환경을 변하게 하면 좋겠다 생각한다. 말은 잘하는구나 어디 한번 해보아라
이글을 쓰는 내 마음 속에 이렇게 자신을 야유하는 소리가 떠오른다.
그 악한 자의 야유에 기죽지 않는다. 우리들 마음 속에 공존하는 악한 자와
선한 자를 구별하여 그 악한 것이 감정을 이용하여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것을
거부해야한다. 자신이 자기의 주인인줄 알면 마음 속의 그 두 존재를 인정할수 없다.
그리고 교과서적인 답들. 여러가지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잠을 잘자고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고 이런 것들 다 하기싫어도 어느 선이 지나서
습관만 되면 자기자신을 건강하게 만들수 있다. 몸이 건강하면 마음도 건강해진다고 하지않는가.
육신이 선호 하는 것이 습관이 되고나면 그 다음은 중독이 되니까
몸과 영혼이 건강해지는 방법에 습관이 되고 중독이 된다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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