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이야기

풀잎은 노래한다.

another woman 2010. 3. 1. 15:16

 

 

 

 

 

 

풀잎은 노래한다는 2007 노벨 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데뷔작이며

이름이 알려진 작품이다.. 아프리카 식민지에서의 흑백 간의 관계의 부조리를,

흑인 하인이 백인 주인여자를 살해 한, 어느 마을의 살인 사건을 중심으로 그려낸

것으로,  자전적인 요소를 많이 담고 있다고 알려졌다.

 

매리는 어린 시절 혹독한 가난한 백인의 가족에서 태어나  능력없는 남편을 멸시하는

어머니와 자식들에게 관심도 없고 술에 절어사는 아버지에 대해서 좋지않은 기억들만

있다. 뜨거운 태양과 소출이 좋지않은 황량한 땅과 술, 부모들의 싸움과 잦은 시골로의

이사 등.  그동안 형제들과 부모의 죽음이후 그녀는 도시에서 사무실에서 일하고

만족한 생활을 하다가 서른이 되었다. 동료들이 결혼을 하지못한 자신을 비웃는 것을

들은 후 안정감을 잃다가 가난한 농부 리처드의 구혼을 받아들였다.

 

농장은 처음부터 그녀의 숨통을 조였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싫어했던 강열하여 모든 것을

태워버릴 듯한 태양과  그 열기를 막아주지 못하는 함석 지붕과 그 지붕을 갈아주지 못하는

남편의 무능력과 흙먼지. 어디를 바라보아도 황량한 벌판에 질린 그녀는 흑인 하인에게

매몰차게 대해 원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어느 날 모세라는 흑인을 채찍으로 때려 피를

보자 모세는 매리를  번쩍이는 눈으로 노려보고,  매리는 그 눈에 공포를 느꼈다.

 

어릴 때 보았던 넓고 황량하기만한 땅, 하루종일 작열하는 태양과 소출이 빈약한 농장에서

너무 열심히 일하지만 무익하고 무능력해보이는 리처드가 빚으로 농장을 시작하고 그 빚을

갚기는 커녕 점점 더 빚을 지는 상태에 환멸을 느껴 도시로 탈출했다. 그러나 매리는 더이상

옛날의 매리로 대접을 받지못하고 일자리도 얻지못한다. 자신의 가난에 맞게 비참해진 자신을

비웃는 도시에 실망하여 찾아온 리처드와 함께  농장으로 돌아왔다. 리처드는 여러가지 일을

시도하지만 그때마다 이상한 불운으로 투자금  만 날리고 번번히 쓴 맛을 본다. 메리는 그가 일들을

시작은 하지만 끝까지 밀고 나가지 않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자신이 이것저것 해보았다.

그러나 리처드와의 불협화음으로 일에서 손을 떼고 자신의 안으로 더욱 깊게 침잠해든다.

 

그녀의 집에 있으려는 원주민이 없자 리처드는 모세를 다시 데리고 왔다. 모세의 완강한

체격과 강한 시선에 눌린 매리는 그를 싫어하나 어쩔 수 없이 하루종일 모세와 한 집에서

지내게된다. 처음에는 뭐든지 그에게 시킬 일을 찾다가 너무 한적하고 황량한 집에서

암묵적으로 모세의 보살핌을 받게된다. 가족을 원하는 리처드에게 아이를 갖자고 제안하나

리처드는 매리가 자신을 사랑해서가 아닌데다가 아직 경제적으로 여유가 안되어 거절하고

의사가 매리가 우울증이 있으니 여행이 필요하다고해도 일에는 돈을 써도  여행은 거절한다.

두 사람 다 사랑보다는 결혼이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여 한 결혼이라  노력하려는

마음은  이상하게 서로 어긋나면서  갈등이 심해지며,  점점 서로 고립되어 불행했다.

매리와 모세의 관계는 결코 육체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매리는 모세에게 일상의

사사건건을 암묵적으로 의지하고 그는 말없이 그러나 지극히 정성스럽게 주인마님을

모시는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관계가 깊어갔다.

 

결혼 생활이 정서적 경제적으로 감당이 안되는 리처드는 점점 실패를 거듭하고 농장을

이웃 찰리에게 넘겨주고 도시로 떠날 결정을 한다. 그 과정을 돕고 농장을 대신 잠시

맡아 운영할 영국 청년 토니가  이 곳에 며칠 있으면서 리처드와 메리와 모세와의

기묘하고 황량한 비정상적인 관계를 눈치채고 해결을 하려는 마음이 있었는데, 이 부부가

떠나기 전날  모세는 매리를 살해하고 말았다. 소설은 막 살인이 끝나고 백인들에게서

경멸받는, 흑인과 긴밀했던 백인 여자의 과거를 되돌아 짚는 것으로 시작되어

살인이 이루어진 과정까지가  리얼하고 가슴아픈 묘사로 이루어져있다.

 

 

서로의 필요에 의해서 이루어진 결혼이나 소설을 읽는 자의 입장에서 보면  그런대로

해결이 보이지만 그 속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는 자의 입장에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로의 필요가 충족이 되지않고 그 결핍을 이해하고 노력하기보다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여 갈등하고 서로 등을 돌리고 자기 안으로 깊이 잠수하며

병이 들어갔다. 자신을 사랑하지않는 아내가  우울증의 깊은 병에서 앓아도 그녀를 

어떻게 치료할지 생각지 않는다. 자기 입장에서만 그녀를 바라보고 그녀의 태도로

인하여  상처를 깊이 받는다.  해결이 불가능해보이도록 골을 깊게 파여가며

아내를 치료하는 길만이 자신도 회복하는 길이라는 것을 외면하고 만다.

 

 

황량한 문 밖의 벌판의 침묵에 같이 황량해가는 그녀의 영혼에 따라 리처드의 영혼도

황폐해간다.  아프리카의 벌판에서 흑인 원주민과 백인들의 편협된 사회상, 남성과

여성의 그 차별된 역활과 사회상이 실제처럼 그려져있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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